[이슈] 에쓰오일 “공장 화재와 ‘샤힌프로젝트’는 무관...사업 진행 차질 없어”
[이슈] 에쓰오일 “공장 화재와 ‘샤힌프로젝트’는 무관...사업 진행 차질 없어”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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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설비 ‘알킬레이터’, 연간 매출액 5700억 수준...“재가동 여부는 미정”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이번 사고와 관련성 없어”...예정대로 진행 전망
증권가, “온산공장 화재로 인한 주가·영업손실 피해 규모 크지 않을 것”

지난 19일 저녁 8시 50분쯤 울산시 울주군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화재사고의 수습과 피해 조사가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화재 발생 엿새가 지났지만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액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울산소방본부와 울산경찰청, 고용노동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공사 등은 지난 24일 오전 1차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폭발로 인한 구조물 훼손과 현장 내 아황산가스 등으로 안전 확보가 되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사고 진상규명 촉구와 안전대책 수립,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경영자 처벌 등을 주장하고 있어 에쓰오일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화재가 난 해당 공장 설비는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정상화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가 공장 인근 부지에서 진행될 에쓰오일의 7조원 규모에 달하는 석유화학 확대 사업 ‘샤힌 프로젝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사고 설비 ‘알킬레이터’, 연간 매출액 5700억 수준...“재가동 여부는 미정”
이번 폭발·화재 사고는 공장 내 휘발유 첨가제 제조설비(넘버1 알킬레이터 설비) 보수작업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불은 20시간여 만인 20일 오후 4시 55분쯤 꺼졌습니다. 인명 피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에쓰오일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직원 9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알킬레이터는 2018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의 일부 설비입니다. 화재 직후 알킬레이터와 RFCC, PX 시설 모두 가동이 중단됐다가 지난 23일부로 RFCC는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RFCC는 중질유에서 휘발유를 뽑아내는 설비입니다. 합성섬유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PX 설비는 다음 달 예정된 정기 보수를 마친 뒤 가동할 예정이라고 에쓰오일 측은 설명했습니다.

알킬레이터 설비의 재가동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접근도 차단된 상태입니다. 에쓰오일은 해당 설비를 통한 연간 매출액은 57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이 지연되는 기간만큼 에쓰오일 매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감식이 진행되고 정확한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정확한 재산피해 규모가 확정될 전망입니다.

사고 직후 후세인-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는 “사고 공장 시설은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이 기간 보유 재고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석유제품의 내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지난 19일 울산소방본부 소방대원이 불이 난 에쓰오일 온산공장 시설에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제공=울산소방본부]

◆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이번 사고와 관련성 없어”...예정대로 진행 전망
이번 사고로 에쓰오일의 대형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샤힌(shaheen·매)프로젝트는 석유화학 확대 사업으로, 에쓰오일의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비전 2030’의 추진 과제 중 하나입니다. 2018년 5조원을 투자해 설립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의 후속 사업이기도 합니다.

샤힌프로젝트는 7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입니다. 사업 부지는 온산공장 내·외부에 걸쳐있습니다. 공장 외부 면적은 40만㎡ 이상이고 내부 면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는 6월까지 기본설계를 마무리하고 연내 이사회를 통한 투자 승인을 앞두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이 부지에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 시설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개발한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TC2C 기술도 도입됩니다.

에쓰오일은 기본설계부터 투자승인까지 마무리되고 착공에 들어갔을 때 완공 시점은 2026년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서 에쓰오일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비중(생산물량 기준)을 현재 12%에서 25%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에쓰오일은 샤힌프로젝트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기존 시설과 샤힌프로젝트는 연계되는 사업도 아니며 이번 사고와 관련성도 없다”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샤힌프로젝트 차질과 관련한 동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샤힌프로젝트 추진 과정과 관련해서는 “투자 승인이 난 이후가 돼 봐야 공사 면적이나 규모, 시설 능력 등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관계자는 부연했습니다.

[사진제공=에쓰오일]

◆ 증권가, “온산공장 화재로 인한 주가·영업손실 피해 규모 크지 않을 것”
증권가는 이번 화재로 인한 에쓰오일의 주가와 영업손실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KB증권의 박영찬 연구원은 지난 20일 “사고 직후 에쓰오일은 공시를 통해 보험 가입 내역을 공개했다”면서 “재산종합보험 및 기업휴지 보험 합산 보상 한도는 18억달러, 약 2조2000억원으로 설비 복구와 영업 손실을 대부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이번 사고가 난 설비는 주요설비도 아니었기 때문에 약간의 타격은 있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연구원은 또 “유가상승과 더불어 1분기 실적이 좋았고, 회사도 하반기 샤힌프로젝트 이사회 결정, 배당성향 30% 이상을 잡고 있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영증권의 에쓰오일의 목표 주가는 17만원입니다.
한편 에쓰오일 주가는 사고 다음날인 20일 10만6000원에서 24일 10만3000원까지 떨어졌다가 25일은 종가는 전일대비 2500원(2.43%)오른 10만5500원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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