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수제맥주에 진심인 사람들' LG전자 ‘My Beer Lab’ 팀을 소개합니다.
[이슈] ‘수제맥주에 진심인 사람들' LG전자 ‘My Beer Lab’ 팀을 소개합니다.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LG전자 ‘My Beer Lab’ 팀원들이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한울 인턴, 박상혁 책임, 김지홍 선임, 이재설 대표, 황수연 책임, 이동훈 선임, 김선준 책임
[사진=배석원 기자]

매일 ‘술’ 생각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술 중에서도 ‘맥주’에 꽂혀 있습니다. 근무 중 한 모금, 두 모금, 이들의 익숙한 업무 풍경입니다. 때론 불을 끄고 마시기도 하고, 때론 눈을 가리고 음미하기도 합니다. 시음하는 맥주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섭니다. 

편의점에 신상 맥주라도 등장하면 당장 달려가 맛보는 것은 기본이고, 맥주 모임이 있는 곳이라면 적극 참여해 맥주 애호가들과 어울리며 트렌드를 발굴합니다. 모든 관심은 특히 수제 맥주에 박혀있습니다. 직접 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너구리+짜파게티’로 ‘짜파구리’를 창조한 것처럼 이들도 맥주의 홉오일 등을 섞어보며 다양한 수제 맥주 레시피 개발에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사내 팀 ‘My Beer Lab’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My Beer Lab’ 팀원이 눈을 감고 맥주 시음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캡처=LG전자 유튜브 채널]

◆ 맥주 시음은 ‘My Beer Lab’에선 음주 아닌 업무 
“저희는 언제든 자유롭게 홈브루를 통해 만들어진 맥주 외에도 다른 수제 맥주들을 마시면서 스타일을 분석합니다. 새롭게 개발 중인 레시피는 함께 모여 관능평가라는 것을 하는데, 깜깜한 곳에서 맥주 색을 가리고 브루잉된 맥주를 기존 맥주와 비교하며 품평하는 겁니다” 

팀만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My Beer Lab’ 팀을 이끌고 있는 이재설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무 중 맥주는 이들에겐 음주가 아니라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맥주는 ‘마신다’라는 표현보다 ‘분석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향과 홉, 맥즙, 당분, 풍미 등을 음미하며 마시기 때문입니다. 맥주의 색과 맥주 거품의 조밀도까지 분석해서 기입하고 분석 자료로 활용합니다.

‘My Beer Lab’을 이끄는 사람은 이재설 대표입니다. 팀원은 8명. 모두 맥주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들로 채워졌습니다. 2021년 5월에 출범한 ‘My Beer Lab’은 LG전자에 10여 개 내외로 존재하는 사내독립기업(CIC-Company In Company) 중 한 곳입니다. 

팀으로 발령 받은 이 대표는 3개월 동안 직접 채용을 진행해 지금의 구성원들을 꾸렸습니다. 반은 LG전자 그룹에서 채용하고, 반은 외부에서 영입했습니다. 이 중에는 실제 주류회사에서 생산과 품질관리·유통경험이 있는 맥주전문가도 포함돼 있습니다. 대표와 팀원들은 그를 ‘찐맥주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이 팀에서 맥주 레시피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구성된 팀은 사업전략 수립부터 상품 기획, SCM관리, 마케팅, 레시피 개발 등 각자 역할을 맡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팀이면서도 작은 스타트업의 모습도 갖춘 셈입니다.

‘LG홈브루’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LG전자]

◆ 2019년 ‘LG홈브루’ 첫 출시가 팀 생성 발판 마련
My Beer Lab은 ‘LG홈브루(LG Home Brew)’라는 단일 수제 맥주 제조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첫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한 기종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기기와 함께 판매하는 것이 바로 맥주원료 캡슐. ▲레드에일 ▲IPA ▲페일에일 ▲필스너 ▲스카우트 ▲위트 등 현재 6가지입니다. My Beer Lab이 판매하고 있는 맥주 캡슐은 100년 전통의 몰트 제조사(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인 ‘문톤스’사의 원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료부터 맥주 탭까지 실제 양조장에서 내려 마시는 듯한 분위기를 줄 수 있다고 팀은 설명합니다.

팀의 탄생 배경을 따라가 보면 발자취의 시작은 ‘LG홈브루’ 제품에 있습니다. 2019년 LG전자가 처음으로 수제 맥주기기를 선보였습니다. 당시 이 제품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열린 ‘CES2019’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좋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선 발효와 숙성시간, 온도, 압력 조절 등이 필요한데, 당시 LG홈브루는 이 같은 조건을 초정밀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하는 등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한 겁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LG전자에는 ‘LG홈브루’만을 전담으로 하는 팀은 없었기 때문에 LG전자 내에 ‘워터케어사업 담당’으로 속해 있었습니다. 이후 수제 맥주 시장 수요 증가와 LG홈브루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금의 ‘My Beer Lab’이 탄생한 겁니다. 팀 이름은 고객들이 나만의 맥주를 만드는 즐거움을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재설 My Beer Lab 대표가 수제 맥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이 팀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수제 맥주를 선사하겠다는 것. 이 대표는 수제 맥주의 키워드는 ‘다양성’이라고 했습니다. “수제 맥주에는 개인의 취향을 잘 담을 수 있어요. 본인의 취향에 따라 맛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 도수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수제 맥주의 매력입니다. 비단 수제 맥주가 아니더라도 고객들은 편의점이나 주류전문점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다양한 맥주를 구입해 즐깁니다. 크래프트, 브루어리 등 저마다 철학을 담은 맥주가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처럼 저희도 고객에 맞춰 제품을 계속 변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캡슐 패키지는 6가지이지만, 이 안에서 각기 다른 맥주의 홉오일 등을 섞으면 800여 가지 이상의 조합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LG홈브루 네이버 카페도 오픈해 LG홈브루 기기로 만든 수제 맥주 노하우나 신제품 출시 소식, 제조 레시피 등을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 향후 업데이트될 제품 출시를 위해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지난 7월 진행한 ‘LG 홈브루’ 팝업스토어가 일 평균 방문객수 약 2500명을 기록하며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제공=LG전자] 

◆ ‘취향가전’으로 나만의 맥주 찾는 마니아층 노린다 
‘My Beer Lab’은 수제맥주 ‘마니아층’을 공략한다는 구상입니다. 이 대표는 “저희는 내부적으로 ‘취향가전’이라고 이야기해요. 기존의 세탁기와 에어컨, 냉장고가 필수 가전이라고 친다면 저희는 필수가전이라고 부르지는 않거든요. 그만큼 한정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어요. 나만의 맥주, 나의 취향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분들을 타겟팅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수제 맥주와 나만의 맥주를 만들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면서 팀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LG전자의 홈브루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나흘 간 약 2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다녀갔습니다. 시음 이벤트에만 만여 명이 넘게 참여했습니다. 실제로 홈브루 프리미엄 제조기기 판매량도 한 달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 팀의 당장의 목표는 ‘신제품’과 ‘캡슐’ 출시입니다. 2019년부터 한 기종의 제품으로 성능 업그레이드만 해 왔는데, 새로운 모델의 수제 맥주 제조기를 내놓는다는 구상입니다. 또 현재 6개에 그쳐 있는 캡슐도 인기 없는 제품은 단종시키고, 새로운 캡슐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