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토리] 두산에너빌리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 탄생 배경이죠"
[팀스토리] 두산에너빌리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 탄생 배경이죠"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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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을 이끄는 장세영 상무입니다"
2013년 디지털이노베이션 탄생 배경은..."차별화 경쟁력 필요"
"시키는 것만 하는 조직은 창의적 사고 어렵다...수평 문화 중요"

"두산에너빌리티의 인공지능(AI) 개발 전문 인력은 모두 이 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에 모여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분당 두산타워. 여기엔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등 두산그룹 계열사가 대거 입주해 있습니다. 기자는 이날 이 건물 24층에서 장세영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를 만났습니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전략기획부문에서 'DIGITAL INNOVATION(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석과 솔루션 설계 등 이공계 전문 인력이 모여 치열하게 개발하고 실증하는 곳이 디지털이노베이션 현장입니다. 

이 부서 공동체를 7년간 이끌고 있는 장 상무는 문과 출신입니다. 대학에서의 전공도 AI 기술 개발과는 거리가 멉니다. 학부 시절엔 행정학을, 대학원 석사 과정에선 도시공학을 공부했습니다. ‘디지털이노베이션’과 연상지어 으레 이과생이려니 생각했던 기자의 선입견이 깨진 겁니다. 정보기술(IT) 개발 또는 인공지능 분야로 공부해 보거나 첫 직장부터 관련 업종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까지 삼을 필요는 없잖아요?"라며 웃었습니다. “캠핑을 좋아한다고 해서 캠핑샵까지 차릴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겁니다. 

지난달 29일 분당두산타워 24층 공간에서 장세영 두산에너빌리티 상무가 디지털이노베이션 부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저는 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을 이끄는 장세영 상무입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AI를 활용한 기술개발을 업으로 삼고 뛰고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일찍부터 비전공 개발자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IT 개발 분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0대였던 중학생 시절. 그 이후 학교 밖에서 스스로 개발 능력을 키우며 취미 개발자 생활을 이어온 겁니다. 이후 회사에서도 유사 경력을 쌓아 올렸습니다. 직전 몸담은 삼성SDS가 그곳입니다. 헬스케어 솔루션, 데이터분석, 서비스지향 아키텍처(SOA), AI 등을 이곳에서 실무로 경험하며 전문성을 가다듬었습니다. 지금은 관련 도서까지 번역해 출판할 정도로 기업의 디지털전환(DX)과 AI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로 불립니다. 그가 지금 디지털이노베이션 수장으로 부서를 이끌고 있는 이유입니다.

'디지털이노베이션' 여기선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고 또 무슨 사업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장 상무와 인터뷰를 한 진짜 이유입니다. 디지털이노베이션도 분당두산타워 내 사무 공간을 두고 있었습니다. 보안 때문에 업무공간까지 눈으로 직접 살필 순 없었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아 일부 팀 미팅을 엿볼 수는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은 AI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역할과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는 이 업무를 주력으로 담당하는 4개 팀이 존재한다고 장 상무는 설명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디지털이노베이션 일부 부서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실제로 혁신적인 성과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 부서의 첫 산물은 2015년 구축한 'D-DIVE 전사 데이터 시스템'. 두산에너빌리티의 설비와 시운전, 품질 데이터 등 수많은 전산 데이터가 집약된 일종의 데이터 저장소입니다. 온프레미스(On-premise·사용자 구축형) 형태로 외부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성 측면에서 안전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데이터 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학습 등을 위해서 쉽게 정보를 뽑아보고 저장할 수 있는 이점도 갖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산 허브(HUB)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조직의 주력인 분석 AI 탑재 솔루션은 따로 있습니다. ▲예측진단 솔루션(Pre Vision) ▲연소최적화 솔루션(Optimizer) ▲비파괴검사 솔루션(D-Vision) 등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조단조공장을 비롯해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중부발전 등에서 실제 적용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4대 성장 분야로 고효율 가스터빈, 신재생 영역의 해상풍력, 차세대원전(SMR), 수소발전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AI를 활용한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해 안전성과 효율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 상무는 "사업 영역은 계속 확장하고 있다"면서 "기존 발전 설비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을 주로 만들었다면 현재는 정유·제철·화공 등 솔루션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디지털이노베이션에서 개발한 각종 솔루션 소개 이미지 [사진=디지털이노베이션]

◆ 2013년 디지털이노베이션 탄생 배경은..."차별화 경쟁력 필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디지털이노베이션 구축이 본격화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당시 박지원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기조가 설립 추진 동력이 됐습니다. 당시 박 CEO는 미래 발전 설비 경쟁력 제고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고, 두산에너빌리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디지털전환'에서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년 뒤인 2015년 디지털이노베이션 부서가 만들어진 겁니다. 최근까지도 박 회장은 디지털이노베이션 비전에 대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실제 디지털이노베이션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자체 미션을 설정하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장 상무는 3가지 미션이 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미션은 설비와 디지털을 결합해 스마트하게 만드는 지능형솔루션 개발을 수행하는 미션, 두 번째는 만들어진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맞춤형으로 대외 판매하는 미션이 있고요. 마지막으로 AI 특화 조직인 만큼 제조부터 설계, 품질까지 혁신을 주도하는 목표를 안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디지털이노베이션 오픈 센터 입구 [사진=배석원 기자]

새로운 솔루션 개발도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 상무는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배터리 부분입니다.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이상이 감지되거나 화재 발생을 조기에 인공지능이 감지해서 화재부터 그 이전에 어떤 셀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솔루션은 우선적으로 풍력발전 현장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솔루션 가운데 '예측진단'에서 만큼은 최고라고 장 상무는 자부합니다. 산업용 AI를 과거부터 연구했고 실제 설비 적용과 검증, 또 회사 자체적으로 사용해보면서 쌓인 노하우에서 나온 자신감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렇게 쌓인 정보와 노하우를 2년 전부터 대외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는 'DX 포럼'을 분당두산타워에서 열고 있습니다. 이 포럼을 기획하고 진행한 것도 장 상무를 비롯한 디지털이노베이션 조직 구성원입니다. 단순히 두산에너빌리티의 DX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시작된 인구 감소와 숙련공 부족문제 등 산업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디지털전환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보자는 취지라고 장 상무는 설명했습니다. "포럼에 오신 분들이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 다른 포럼처럼 단순히 AI기술에 대해 홍보하는 자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산업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그걸 디지털화 도구로 어떻게 풀었는지에 대해서 공유하는 자리가 돼서 굉장히 도움이 됐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저희가 이 포럼을 기획한 목적이거든요. 디지털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올해 DX 포럼은 11월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생성형 AI로 어떻게 효과를 내고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등 공유 주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장세영 상무. [사진=배석원 기자]

◆ "시키는 것만 하는 조직은 창의적 사고 어렵다...수평 문화 중요"
장 상무는 성과만 관리하는 리더는 아닙니다. 디지털이노베이션 구성원을 짊어진 책무도 떠안고 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유연성'입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딱딱한 조직보다는 말캉말캉한 조직'이 돼야 한다고 합니다. 군대처럼 각 잡힌 조직문화는 장 상무와의 성격과도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또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발적으로 해내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데 힘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장 상무는 "시키는 것만 하는 그런 열심히가 아니라 구성원이 빈틈을 찾아내고 더 아이디어를 내고 조금 더 발전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그런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특히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 만큼 시키는 것만 하는 업무 방식은 맞지 않아요. 창의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가 구성원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것은 '역량 활성화'입니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입장. 장 상무는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거든요. 그럼에도 사람마다 특성과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어떻게 해야 동기부여가 더 될 수 있는지 그런 부분을 항상 고민하고 도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적용하고 있는 방식은 회식보다는 스몰 토크입니다. 회식이라고 해봤자 주로 옆사람들하고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큰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대신 '소모임 점심'을 주로 활용한다고 했습니다. "팀별로 3,4명 정도로 점심 미팅은 분기별로 꼭 챙기려는 편입니다. 그때 소소한 이야기도 하고 업무에 관해 이야기하면 집중력도 더 올라간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조직문화 대해서 좀 더 물어봤습니다. 실제로 그는 기업의 조직문화는 학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기업마다 문화가 있잖아요. 이전 직장에서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는 일을 해보면서 채용을 해봤는데요. 일본 회사, 중국 회사, 미국 회사를 다녔던 구성원들은 저마다 그 회사의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문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던 회사에 다닌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문서를 별로 사용하지 않은 회사에 근무했던 사람은 또 업무 스타일이 다르다는 거죠. 결국 개인적인 특성은 그 회사의 컬처(조직문화)를 그대로 갖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이 오면 새로운 기업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끝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수평적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동적인 조직 문화가 아닌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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