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석 달 만에 다시 밟았습니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책방향 회의에서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인상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5·7·8·10월의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은 한은 역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기도 합니다. 앞서 금통위는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의견을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까지 깨고 이날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에 나선 것은 아직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를 보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올랐습니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 중입니다.
빅 스텝의 주요 배경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환율·물가 추가 상승 위험이 작용했습니다. 빅 스텝 전까지 한국(2.50%)과 미국(3.00∼3.25%)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포인트였습니다.
만약 이날 금통위가 0.25%포인트 인상만 결정했다면, 11월 초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경우 두 나라의 금리 차이가 1.25%포인트(미국 3.75∼4.00%·한국 2.75%)까지 벌어질 수 있었습니다.
1.25%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결국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