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증권사, 3분기도 실적 먹구름..."지금 증권가는 패닉"
[이슈] 증권사, 3분기도 실적 먹구름..."지금 증권가는 패닉"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2.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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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3분기에도 '실적 먹구름'
- 채권시장도 '금리 인상 직격탄'
- '레고랜드 사태'로 증권가 패닉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입니다. 주식시장 침체에 이어 채권시장마저 기준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도 증권가를 강타했습니다. 

◆ 증권사 3분기에도 '실적 먹구름'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KB증권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7% 줄어든 12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영업이익도 1128억원으로 52%나 줄었습니다.

KB증권 측은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금리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비해 신한투자증권은 754.93%나 늘어난 38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사옥 매각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사옥 매각 대급은 세전 4438억원입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76.86% 급감했습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한지 않은 증권사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 한국금융지주는 15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78.8% 줄어든 규모입니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838억원(-60.9%), 삼성증권 1253억원(-53.5%), 미래에셋증권 1590억원(-53.2%), 키움증권 1257억원(-46.2%), 현대차증권 186억원(-38.0%)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75% 줄어든 18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43.8%나 감소한 2347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2277억원(-42.7%), NH투자증권 1708억원(-41.7%), 키움증권 1925억원(-40.0%), 현대차증권 251억원(-38.0%)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 채권시장도 '금리 인상 직격탄'

증시 침체는 증권사 실적 악화의 주원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증권사들이 채권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급등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을 보면 평가대상 증권사 28개사의 투자자금 회수 기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균 약 0.7년으로, 장단기 금리가 0.50%포인트 오를 경우 증권사 채권평가 손실 규모는 약 9000억원에 달합니다.

지난달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86%로 지난 6월 말 3.55%보다 0.6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앞서 2분기의 급격한 채권 금리 상승으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채권운용 손실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올해 낙폭이 매우 클 것"이라며 "전 분기 일부 증권사는 사업다각화 등으로 선방할 수 있었지만 3분기는 실적방어가 힘들 전망"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금리상승 폭에 계속해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사업다각화 수준이 낮거나 채권보유액이 많은 증권사의 경우 실적 저하에 따른 재무 부담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주식 및 주식연계증권(ELS) 운용 손실도 커지고 있으며, 급격한 시장 유동성 축소로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도 위축될 전망됩니다. 특히 부동산시장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도 부진합니다. 

예탁결제원 집계 결과 국내 증권사들의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은 올 3분기 약 3조8000억원입니다. 직전 분기 8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55.8%, 지난해 3분기 7조4000억원 대비 48.6% 급감했습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PF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증권사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관련 사업 규모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레고랜드 사태'로 증권가 패닉

게다가 '레고랜드 사태'로 증권가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단 금융당국이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자금난에 처한 증권사를 대상으로 추가 유동성 지원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증권금융이 이날부터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 3조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지원합니다. 한국증권금융은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증권 담보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공급할 방침입니다.

이처럼 주식시장 뿐 아니라 채권시장마저 한파를 맞으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통한 외부자금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는 5%를 넘고 있습니다. 

지난달까지 증권사들의 1년물 발행어음 금리는 4%를 웃돌았지만, 한국은행의 '빅 스텝' 단행은 발행어음 금리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회사 내 일부 조직을 없애며 몸집을 줄이는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IB부문 실적 3위였던 하나증권은 부동산PF 업무를 담당하던 구조화금융본부를 폐지했습니다. 하나증권 측은 "최근 IB업황이 좋지 않아 효율적 조직 관리를 위해 해당 부서를 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주식시장 침체와 증권사 실적 악화로 증권주들도 줄줄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연초 이후 무려 62.36%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메리츠금융지주는 51.82% 하락했습니다. 이밖에 한양증권(-45.22%), 유안타증권(-40.92%), 다올투자증권(-39.60%), 한국금융지주(-39.28), DB금융투자(-37.77%) 등도 모두 큰 손실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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