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장원 유니켐 부회장 “매출 0원 회사가 현대차 납품사로 급성장”
[인터뷰①] 이장원 유니켐 부회장 “매출 0원 회사가 현대차 납품사로 급성장”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3.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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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자동차 시트용 천연피혁 등을 생산하는 코스피 상장사 유니켐이 올해 소액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하며 혼란을 겪었습니다. 결과는 소액주주 측의 승리.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정재형 햇발 대표가 유니켐 사내이사에 선임된 것입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겼다’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결과만 보면 꽤 고무적인 일로 보입니다. 

그러나 괜한 오해와 의심, 때로는 악의적인 소문이 일을 더 어렵게 만들거나 결과를 왜곡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니켐 대표인 이장원 부회장은 현재 유니켐이 그런 상황에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 팍스경제TV는 이장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유니켐을 성장시킨 과정, 신사업 추진 계획, 최근 불거진 논란들에 대한 해명과 반박 등을 들어봤습니다.    

이장원 유니켐 부회장은 팍스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인수 당시를 떠올리며, 신사업에 대한 철학과 각오 등을 전했습니다. 2015년 인수 당시 유니켐은 사실상 매출 0원의 회사였지만, 이장원 부회장은 불과 몇 년 사이 이 회사를 현대·기아차 핵심 납품업체로 키워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골프장이란 신사업으로 성장세에 날개를 달려 합니다. 그는 막연하게 인기나 테마에 편승해 신사업 아이템을 잡지 않고,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골프장 사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은 이장원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유니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니켐은 피혁원단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원자재를 소의 가공 전 가죽으로 본다면 100% 미국에서 털이 달린 상태의 가공 전 가죽을 수입한 뒤 가공해서 원단까지 만드는 것입니다. 사업부는 2개이며 자동차 시트 사업부와 핸드백 중심의 패션 사업부가 있습니다. 

▲인수 당시 회사 상황은 어땠나요. 
2015년 5월 26일에 제가 대표로 취임했습니다. 당시 6월말 결산 법인이었는데 2014년 7월 1일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 매출이 약 86억 원 정도였습니다. 종업원이 80명 조금 안 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쉽게 말해 사업이 코마 상태였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현장 설비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는데, 5월 26일 인수한 뒤 7월 1일, 한 달하고 5일 만에 핸드백 쪽 매출을 일으켰습니다. 또 2010년 이후 누적 적자가 800억 원대 였습니다. 그래서 두가지 목표를 세웠죠. 첫 번째 얼마라도 매출을 무조건 빨리 일으켜 생산설비 등을 정상 가동한다. 두 번째 분기 실적을 흑자로 전환시키고 반기 또는 연간으로도 흑자가 무조건 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많이 막막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유니켐 인수 전에 제가 가죽 영업을 20년 정도 했습니다. 일단 투미(TUMI) 사장을 찾아가 도와 달라 했고 그 자리에서 샘플 컨펌 후 바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7월 1일 첫 매출이 발생하였습니다. 물론 큰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지만 상당히 파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난 것이죠. 그 후 코치(COACH)에도 영향을 줬고, 현재 핸드백 전체 매출에서 TAPESTRY(COACH + KATE SPADE)가 75% 정도를 차지합니다. 

▲자동차 시트 사업 부문은 어땠나요. 
 자동차 시트 사업의 경우에는 한 차종에 한 업체가 공급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통 1년 6개월 전에 업체를 선정하죠. 2015년 7월께 2017년식 그랜저를 앞두고 모델이 변경예정이어서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서 입찰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1등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차 측에서 바로 승인하지는 않았어요. 회사의 경영자가 바뀌었지만 과거 회사의 여러 가지 문제 등으로, 큰 오더를 선뜻 내주긴 힘들었겠죠. 

그래서 제가 3~4개월 동안 설득을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현대차에서는 투미와 코치 가죽이 생산되는 것을 보고 회사가 점점 정상화 돼 간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10월께 그랜저 가죽 공급업체로 선정됐습니다. 2016년 11월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했고, 그렇게 회사를 조금씩 정상화 시켜 나갔습니다. 

▲회사 성장세가 가시화됐겠네요. 
2020년에는 매출 규모가 1200억원 넘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2%까지 성장했죠. 직원 수는 아웃소싱 직원까지 합해 700명 정도입니다. 5년 만에 급성장했죠. 인수 당시 매출 규모는 숫자상으로 86억원 정도로 나와 있었지만, 사실상 0이었어요. 제로에서 1000억 원이 넘는 회사를 만들었고, 종업원은 80명에서 700명까지 급성장한 것입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겠죠.
2019년에 회사를 신축하고 자동화 설비도 갖췄으니, 이제 매출 2000억 원 정도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죠. 그런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2021~2022년 정체기를 겪게 됐습니다. 자동차 사업 부문에서 생산량이 35% 정도 줄었죠. 패션 부문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패션 부문 한 달 매출이 적어도 30억 원, 많을 때는 50억 원 정도였는데, 코로나 당시 월 매출액이 5천만 원이 안 되었던 달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체 매출을 1220억원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성장은 못했지만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지 않고 유지를 했다는 점을 자부합니다.

▲자회사 유니원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2017년 11월 인수한 회사입니다. 정말 좋은 가격에 인수했죠. 당시 평가를 했을 때 순자산 가치가 70억 원은 충분히 된다고 판단했는데 25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유니켐이 15억원, 유니가 10억원을 내서 인수하게 됐습니다. 유니원은 핸드백 부문만 담당했는데, 유니켐은 고가, 유니원은 중저가만 맡아서 현재까지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성공한 M&A 사례로 칭찬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인수 이후의 방향설정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신사업에 대해 고민하셨죠. 
주변에서도 주가 상승을 위해 신사업을 얘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인기 있는 테마의 신사업도 고민하고 검토해봤습니다. 그런데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서 어떤 회사를 인수했을 때 기존 경쟁자들이 있을 것이고, 나는 그 세계에는 신입인데 과연 그걸 이겨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무리해서 테마에 편중한다고 하더라도 성공시키지 못하면 주가는 일시 상승하더라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고, 오히려 돈만 버리게 되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기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한번 해보자 결심했고, 골프장을 생각해냈습니다.

또 유니켐을 통해 신사업을 할지, 유니원으로 할지도 고민거리였습니다. 유니켐으로 한다면 현대·기아차 같은 주요 고객사가 싫어하겠죠. 그래서 유니원으로 신사업을 하면 되겠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향후 유니켐 주가에도 임팩트를 주고, 유니원의 코스닥 상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사업을 따져봤을 때 골프장이란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골프가 대중스포츠화 되는 추세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평소 골프에 대해 잘 알고 애착도 크신가 봅니다. 
제가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면과 별개로 주변에서 도움을 줄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 유명 골프장에서 7년간 대표를 맡았던 친구를 어렵게 설득해서 모셔오기로 했죠. 초기의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자격 요건을 심사할 때 현재 얼마나 안정적인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보는데, 우리나라에서 골프장은 강남에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일종의 부동산입니다. 얼마를 버느냐가 문제일 뿐 손해를 보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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