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국수력원자력, ‘미지의 영역’에 도전한다...“100억 들여 하수와 해수 활용한 전기생산 실증” 
[이슈]한국수력원자력, ‘미지의 영역’에 도전한다...“100억 들여 하수와 해수 활용한 전기생산 실증”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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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종합사업관리로 염분차발전 사업 ‘진두지휘’
2025년 하반기부터 운전...“3년간 데이터 수집·분석”
“염분차발전 통한 100kW급 전기 생산은 세계 최초”

전기료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 가계 부담이 커진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내 연구진 등이 버려지는 하수와 바닷물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실증 작업에 들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시 일원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한수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드림엔지니어링, 그리고 동해시가 함께 참여합니다. 프로젝트 이름은 '100kW급 염분차발전 실증 사업'으로, 100kW급 규모의 염분차발전 실증은 세계 최초라는 게 수행기관들의 설명입니다. 

앞서 이들 4개 기관은 지난달 12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에서 '세계 최초 100kW급 염분차발전 단지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오진택 드림엔지니어링 대표, 심규언 동해시장 등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수원은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염분차발전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깨끗하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각종 신기술 개발과 미래형 에너지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한수원이 지난달 12일 세계 최대규모의 염분차발전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한수원, 종합사업관리로 염분차발전 사업 ‘진두지휘’
염분차발전은 해수와 담수 사이의 염분농도 차이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염분차발전은 태양광과 풍력발전과 달리 전기에너지 생산의 변동성이 크지 않아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재생에너지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프로젝트 기관들의 설명입니다. 또 간편하게 에너지 전환이 가능해 배터리보다 오랫동안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수전해를 하지 않고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한수원은 이번 실증에서 종합사업관리를 맡습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염분차발전의 연구 기술 등을 제공하고 드림엔지니어링은 단지 조성을 위한 각종 설비 및 구축을 담당합니다. 동해시는 인허가 등 행정지원과 부지를 제공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경우 염분차발전 연구를 10년 이상 몰두해 왔고, 드림엔지니어링은 신재생에너지 설계 분야와 관련해 업계에선 인지도가 높은 편입입다. 한수원은 약 100억원을 투자해 이 프로젝트를 사업화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부지 사용 허가는 동해시로부터 행정 승인을 받지만, 바닷물을 끌어 올려 사용하는 허가는 해양 관계 부서 등으로부터 별도로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한수원 측은 "단지 설계 과정을 마무리하면 관련 기관과 해수면 이용 신청 등을 협의 단계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동해시 하수종말처리장에 구축될 염분차발전실증단지 조감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2025년 하반기부터 운전...“3년간 데이터 수집·분석”
염분차발전 실증이 이뤄질 장소는 강원도 동해시 구미동에 위치한 하수종말처리장입니다. 이곳에 약 500㎡(150평) 규모의 실증단지가 들어섭니다. 설계 과정을 마치면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년간 단지를 조성합니다. 단지가 조성되면 2025년 하반기부터 운전을 시작해 3년간 데이터를 종합·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한수원이 실증단지로 동해시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선택한 이유는 염분차발전의 지리적 요건 때문입니다. 염분차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수는 염도가 높아야 하고, 담수는 낮아야 합니다. 또 담수가 발생하는 위치가 해수와 가까워야 한다는 게 한수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전제 조건이 동해시의 하수종말처리장이 적합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실제로 동해시 하수종말처리장은 바다와 인접한 곳에 있습니다. 이곳에 구축하는 실증단지에서 일일 버려지는 방류 2만 톤과 해수 2만 톤 등 총 4만 톤을 사용해 전기를 생산해 낸다는 계획입니다. 전기는역전기투석(RED) 방식을 이용해 만든다는 설명. 해수의 염분은 약 3.5%, 담수 염분은 0.05%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과 짠물이 있으면 농도가 짙은 쪽으로 이동하는데, 중간에 분리막을 넣어 물의 이동이 아닌 해수에 녹아져 있는 이온(ion)이 오가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입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염분차발전 통한 100kW급 전기 생산은 세계 최초”
한수원 측은 이번 실증단지에서 100kW급의 전기 생산을 실증한다는 계획입니다. 100kW 전기량은 일반적으로 4인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200세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100kW급 이 단위는 시간당 생산 단위로 실증단지에서 한 시간에 만들어 내는 양을 의미합니다. 즉 20시간 발전을 돌리면 약 2000(kW/h)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해·담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수원은 동해시 실증단지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는 우선 동해시 하수종말처리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향수 사업 계획은 이번 실증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수원 측은 이번 실증 프로젝트 완료 이후 다른 지역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실증 규모를 확대해 나갈지, 또는 대용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한강 하류 등 지형지를 이용한 사업모델로 만들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한수원 관계자는 "염분차발전은 환경 파괴가 없기 때문에 향후 이 실증이 성공하고 준공까지 이어지게 되면 세계 각지에서 학계 등 관계자의 기술 견학도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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