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모터 웨이' 시동...현대차, 전기차에 10년간 109조 투자
'현대 모터 웨이' 시동...현대차, 전기차에 10년간 109조 투자
  • 김홍모 기자
  • 승인 2023.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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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장재훈 / 현대차 사장 :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기술력을 더욱 발전시켜 사람 중심의 혁신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헤리티지를 보유한 회사가 할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들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며, 올해 출시 예정인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N’은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EV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를 기치 삼아 2030년 전기자동차 200만대 판매를 추진합니다.

현대차는 향후 10년 간 연평균 11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을 추진함과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수소, 자율주행,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추진에도 매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최근 완성차 시장에서 미래 전기차 주도권을 두고 전통의 업체(Legacy OEM)와 신생 전기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 전통의 완성차 업체로서 오랜 시간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며 축적해 온 여러 노하우와 고유의 강점을 적극 살려 유연하고 신속하게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현대차는 특히 2023년부터 2032년까지 향후 10년 간 총 109조 4,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재무 계획 가운데 33%에 해당되는 35조 8,000억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해 현대 모터 웨이 실행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33만대 판매 계획에 이어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규모를 3년 내 3배 수준, 7년 내 6배 이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으로,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와 비교하면 2026년과 2030년의 EV 판매 목표가 각각 10만대, 13만대 상향됐습니다.

이러한 EV 판매목표 달성 시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올해 8% 수준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차례로 상승할 전망입니다. 특히 2030년 주요 지역(미국, 유럽, 한국) 내 전기차 판매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는 53%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지역 별로 살펴보면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3%에 해당하는 66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한다는 계획입니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는 전체 판매의 71% 수준인 51만대를, 한국에서는 전체의 37% 규모인 24만대를 EV로 판매합니다.

현대차는 이러한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동화 전략을 ‘현대 모터 웨이’로 명명했습니다. 현대차는 신생 EV 업체 대비 전통의 자동차 메이커로서 가지는 분명한 강점들을 미래 경쟁력으로 승화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구사함으로써 전동화 시대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길을 만들어 앞장서 걷겠다는 의지를 현대 모터 웨이라는 이름에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 모터 웨이는 크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합니다.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왼쪽부터) 현대차 윤태식 IR팀장, 구자용 IR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CEO 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가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수소·미래차·로보틱스·AAM..."미래 모빌리티 구현에 집중"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펼치고 있습니다.

앞서 현대차는 탄소중립 실현을 넘어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목표로 미래 수소생태계 비전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여러 주체들이 협업하는 ‘수소사업 툴박스(Toolbox)’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수소사업 툴박스는 수소 생산부터 공급망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 스틸 등 친환경 부품 적용,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물류 시스템 도입, 수소전기차(FCEV) 판매 등을 아우르는 생애주기 전체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사업 모델을 뜻합니다. 

현대차는 향후 HMGMA에 수소사업 툴박스를 적용한다는 계획으로, 내년 초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를 통해 구체적인 수소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미래차 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2020년 3월 앱티브(Aptiv)와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통해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 중입니다. 모셔널은 2023년 말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하는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상용화하는 데 이어 글로벌 주요 지역으로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소프트웨어(S/W) 기반의 SDV 개발 체계 전환은 지난해 8월 인수한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추진 중입니다. HMG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은 S/W 기술 플랫폼인 ‘타이탄 플랫폼(Titan Platform)’ 개발을 통해 S/W 내재화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 서비스를 통한 S/W 고도화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로봇 사업은 가장 주목받는 미래 사업 중 하나로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랩이라는 두 사업 주체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며 사업을 지속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2021년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산업 현장에서 점검 업무 등을 수행하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지능형 물류 로봇 ‘스트레치’, 다목적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을 통해 초격차 로봇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로보틱스랩은 의료재활 현장에서 활용되는 ‘X-ble MEX(엑스블 멕스)’ 등 웨어러블 로봇과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Mobed(모베드)’, 고객 응대 서비스 로봇 ‘DAL-e(달이)’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로봇 서비스 실현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2020년 미국 슈퍼널(Supernal) 설립 등을 통해 AAM(Advanced Air Mobility)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단기 및 중장기적으로 실제 크기의 기술 시제기(Full-scale Tech Model)를 개발해 파일럿 탑승 비행 테스트를 실시하는 한편, 기체 제조를 위한 기반 시설 확보를 추진합니다. 또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AAM 전반에 걸친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고 연관 사업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호세 무뇨즈(José Muñoz)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Buddy Carter) 연방 하원의원,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 연방 상원의원, 존 오소프(Jon Ossoff) 연방 상원의원,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미 상무부 부장관 [사진=현대차그룹]

◆ "위기는 기회로"…중국 사업·공급망 재편 등 리스크 적극 대응

현대차는 미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 속에 직면하고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구상입니다.

최근 수년 동안 어려움에 처한 중국 사업은 수익성 제고와 이미지 개선을 추진해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으로, 현대차는 2021년 중국 1공장을 매각하고 2022년 중국 5공장을 가동 중단한 데 이어 올해 1개 공장의 생산을 추가로 중단할 계획입니다. 향후 가동 중단 2개 공장은 매각을 진행하고,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또한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은 현재 13종에서 8차종으로 축소하고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고급 및 SUV 위주로 정비합니다. 특히 현지 진출을 선언한 고성능 N 브랜드를 상하이를 중심으로 적극 판매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현대차는 중국 현지 사업뿐만 아니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도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결의했습니다. 현대차가 우위를 가진 브랜드, 판매,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차별화를 강화해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타개할 방침입니다.

현대차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현지 생산 확대 추진, 부품 현지화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중 배터리 수급 안정화를 위해 권역별 합작법인(JV)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법인이 2024년 가동 예정이며, 올해 설립을 발표한 미국 배터리 JV 2곳은 2025년에 가동됩니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3곳의 합작법인이 가동되는 2025년 배터리 소요량의 20% 이상을 이곳들로부터 공급받게 됩니다.

현대차는 나아가 유럽 내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며, 향후 전기차 수요가 높은 지역을 고려해 신규 JV 설립, 기존 JV 증설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2028년 이후 배터리 소요량 70% 이상을 배터리 JV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외경 [사진=팍스경제TV]

◆ 향후 10개년 간 109.4조 투자…"지속가능한 선순환 사업 구조 구축"

현대차는 ‘현대 모터 웨이’ 실행과 지속적인 내연기관의 고수익 창출, 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위해 ▲2023~2032년 10개년 간 109조 4,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전기차 부문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차는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차량 개발 체계 도입, 전략적인 고수익 파생 모델 운영, 생산 공장 운영 전략을 통한 원가 절감, 생산 단계에서의 원가 절감 지속, SDV를 통한 새로운 수익의 창출을 바탕으로 2030년 전기차 수익성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현대차는 수익성 극대화 노력을 지원하고 미래 사업 수익 창출을 통한 선순환 사업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1조원 수준의 총 109조 4,000억원을 투자합니다. 구체적으로 ▲R&D 투자 47조 4,000억원 ▲설비투자(CAPEX) 47조 1,000억원 ▲전략투자 14조 9,000억원 등이다. 특히 현대차는 전동화 부분 투자가 집중되는 2024년과 2025년에 12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투자, 주주환원 제고라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차는 앞서 분기 배당 도입, 배당 성향 25% 이상 설정, 자사주 향후 3년 간 1%씩 소각 등의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투자와 수익, 주주환원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나아가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향후 중장기 자본 운영을 크게 1~3단계로 구분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단계(2023~2025년) 때는 내연기관과 미래기술 투자가 동등한 수준으로 이뤄집니다. 이후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고 차세대 EV 플랫폼이 본격 적용되는 2단계(2026~2030년) 때는 내연기관 투자가 점차 감소되며, 최종 3단계(2031년 이후)부터는 EV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익이 내연기관의 수익을 초과할 전망으로 내연기관에 대한 투자가 줄고 전동화 및 미래 모빌리티 투자는 보다 확대됩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모터 웨이’ 추진을 위한 전동화 관련 투자비는 35조 8,000억원으로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조 6,000억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의 연평균 2조 2,000억원과 비교해 매년 1조 4,000억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향후 10년 간 배터리 사업에 투자되는 9조 5,000억원은 전동화 관련 투자비에 포함됐습니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현대차는 앞으로도 미래 기술 투자를 비롯해 투자 전략과 수익 창출, 주주환원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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