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지속 투자 이유는?
[이슈] 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지속 투자 이유는?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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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주축 '역대 최대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17년부터 '반도체 지원' 투자
수익 기대도 되지만 원금 못 찾을 수도...'하위 펀드 운용사' 중요
[사진=한국성장금융 유튜브 채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 맏형’들이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펀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한국성장금융과 반도체성장펀드 등으로 지원 중인데 업황이 부진한 올해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유니콘 발굴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투자 대열에 또 힘을 보탠 겁니다. 두 기업은 이번에 조성하는 3000억원의 지원 펀드 가운데 750억원을 출자합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6일 서울 YWCA회관 4층에서 진행된 '반도체 생태계펀드 조성 협약식'에서 공개됐습니다. 현장에는 정부 측과 민간 기업,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 등 16명이 참석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1차관과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김동섭 사장, 삼성전자 허길영 부사장(DS부문 재경팀장), 실리콘아츠 윤형민 대표, 원익QnC 백홍주 대표, 티이엠씨 유원양 대표, DB하이텍 양승주 부사장,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김정희 부회장, 한국성장금융 허성무 대표 등이 자리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YWCA회관에서 산업통장자원부 장영진 1차관(가운데)을 비롯해 SK하이닉스 김동섭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 삼성전자 허길영 부사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관계자가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협약식 이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삼성·SK 주축 '역대 최대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산자부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참석 기관은 이날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을 알리고 관련 업무협약(MOU)도 체결했습니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국내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등을 영위하는 중소·중견기업에게 자금 투자 등을 지원해 기업성장과 기술자립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번 펀드는 삼성전자 500억원, SK하이닉스 250억원, 성장금융펀드 300억원, 산업은행 250억원, 기업은행 200억원 등으로 1500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 1500억원은 민간자금(연기금, 공제회, 민간기업) 등을 통해 조달해 모두 3000억원 이상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펀드 운영은 한국성장금융이 맡고 향후에는 하위펀드로 위탁 운영사를 선정해 진행한다는 구상입니다. 

펀드 금액은 당장 올해부터 투입됩니다. ▲반도체 소부장 분야 ▲블라인드(자금 모은 후 투자처 발굴) ▲프로젝트(투자 대상 정한 뒤 투자금 조성) 등에 자금 나눠 투입할 예정입니다.
     

허길영 부사장(DS부문 재경팀장)이 반도체 생태계 조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허길영 삼성전자 부사장은 "반도체 성장 펀드, 시스템 반도체 성장 펀드 등 지금까지 조성된 펀드가 잘 운영되어 온 점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이번에 출범하는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통해 소부장, 팹리스 기업들이 한층 더 성장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은 "경기 침체, 수요 감소, 감산, 투자 축소 등으로 국내외 반도체 공급망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면서 "이런 어려운 문제 때문에 상당수 국내 소부장 업체들도 더욱더 크게 어려움이 다가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도체 생태계 펀드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특히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에게 재정적으로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사장은 "여러 가지 업황 악화로 출자금을 조금밖에 못 냈다"면서 "내년에는 경기가 나아져서 남은 부분(출자금)을 다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이 반도체 생태계 조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17년부터 '반도체 지원'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해 펀드 투자금을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국성장금융과 2017년 '반도체성장펀드'를 조성했고 2020년에는 '시스템반도체상생펀드' 조성에도 나섰습니다. 
     
반도체체성장펀드 조성 당시 삼성전자는 500억원, SK하이닉스는 250억원으로 모두 750억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3년 뒤인 시스템반도체상생펀드 때는 삼성전자 500억원, SK하이닉스 300억원씩 두 기업에서만 800억원을 모았습니다. 올해도 삼성전자 500억원, SK하이닉스 250억원을 투자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 두 기업만 놓고 봤을 때 3년간 반도체 관련 펀드에 투자에 투자한 금액만 삼성전자는 1500억원, SK하이닉스 800억원을 투자한 셈입니다. 이 투자는 모두 한국성장금융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한국성장금융은 약 8조원의 모펀드(Fund of Founds)를 운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펀드 출자 전문기관으로 산업부와 금융위 산하의 다수 정책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사진=한국성장금융 홈페이지 펀드 구조]

◆ 수익 기대도 되지만 원금 못 찾을 수도...'하위 펀드 운용사' 중요 
기업들이 반도체 생태계 펀드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챙길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셈입니다. 
     
펀드 운용 기관인 한국성장금유의 허성무 대표는 "첫 번째로 조성한 반도체성장 모펀드는 총 71개 기업에 2200억원 투자해 성공적으로 투자가 완료됐다"면서 "현재는 회수(투자금) 단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소개된 티이엠씨(TEMC) 경우 2017년 11월 58억원의 투자가 이뤄졌고, 현재 일부 회수 금액은 2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회사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거래처로 등록하며 올해 1월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세미파이브(SEMIFIVE)는 2019년 6월 52억원에 투자가 이뤄졌고, 현재 회수한 투자 금액은 161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 있습니다. 현재 총 71개 기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진행 중이라고 한국성장금융 측은 전했습니다. 투자금 회수 시점은 투자 시점으로부터 5년 길게는 10년까지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한국성장금융 유튜브 채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진행한 펀드 상품은 ▲반도체성장펀드(2017년) ▲시스템반도체상생펀드(2020년) ▲반도체생태계펀드(2023/조성중) 등 모두 3개 상품입니다. 이 중 반도체성장펀드와 시스템반도체상생펀드의 기대수익률은 5%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조성하는 반도체생태계펀드의 경우는 기대수익률을 7%로 보고 있다고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투자 성공으로 수익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인 만큼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하위펀드 위탁운용사' 역량이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투자금이 조성되면 이 금액을 운용하는 것은 한국성장금융입니다. 한국성장금융은 하위펀드 위탁운용사를 모집·심사해 운용사를 선정하고 하위펀드 운용사가 투자 대상 발굴 기업을 찾는 구조입니다. 올해 조성하는 '반도체 생태계 펀드'의 1차년도 '하위펀드 위탁운용사 모집 공고'는 오는 7월 28일부터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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