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건 꼭 수강신청 해야 돼"...SK하이닉스 직원만 다니는 ‘대학’이 따로 있었네
[이슈] "이건 꼭 수강신청 해야 돼"...SK하이닉스 직원만 다니는 ‘대학’이 따로 있었네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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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대학 'SKHU'..."임직원 전문성 키우는 콘텐츠 허브" 
'전문강사·사내강사' 등 전문성 갖춘 선배가 직업 교육
수강신청 시즌 서버 몰려...임직원 '교육 만족도' 높아

2020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A씨는 요즘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SK하이닉스 교육 플랫폼(SKHU)을 살피는 일이 부쩍 잦아졌습니다. 최근 직접 SKHU에서 수강 신청해 들었던 '반도체 시장의 이해' 수업이 매우 만족스러웠기 때문.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에 마련된 교육 장소에서 진행된 이 수업에는 A씨와 같은 SK하이닉스 직원 2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A씨는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해 오후 5시 30분까지 진행됐는데, 긴 시간임에도 동영상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로 수업을 듣다 보니 재미있고 이해도 쉽고 무엇보다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운영하는 사내교육 플랫폼 SKHU가 임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SKHU는 'SK hynix University' 준말로 2017년 2월부터 대학 학제 체계처럼 운영하는 교육 플랫폼입니다. 한 마디로 SK하이닉스의 사내 대학교(직무역량 통합교육시스템)인 셈입니다. 별도 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장(김진국 총장)도 있고 교수, 강사, 학생 체계는 물론 학점제로 운영되는 점도 일반 대학과 비슷합니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총장이 직접 축사와 인사말도 전합니다. 

이 대학은 오직 SK하이닉스 직원만 다닐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에 입사 하면 자동으로 SKHU의 학생으로 등록되는 겁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SKHU의 1학년으로 자동 입학하는 셈입니다. 별도 지원서를 준비할 필요도, 등록금도 없습니다. 수업은 기본적으로 8년간 이뤄지며 총 50학점 이상을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는 필수 학점이 포함돼 있습니다. 8년차 과정까지 마치고 졸업하면 이후부터는 대학원 과정으로 편입되는 구조입니다. 대학원 과정부터는 자율학습으로 이어집니다. 연차가 높거나 경력 입사자의 경우가 이 영역에 포함됩니다. SKHU를 졸업하면 동시에 승진 요건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연계하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 사내 대학 'SKHU'..."임직원 전문성 키우는 콘텐츠 허브"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를 양성한다'  SK하이닉스가 2017년 SKHU를 출범시킨 배경입니다. SKHU 측은 "반도체 기술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현업에서 필요한 교육이 적기에 이뤄지고 동시에 체계적인 육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SKHU가 구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초과정부터 고급과정까지 다양한 수업을 골고루 학습하며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은 SK하이닉스의 인재 육성 자부심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SKHU는 임직원들의 자기개발 콘텐츠 허브(HUB)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설된 과목 수만 기초과정 약 2600개, 고급과정 1400개 등 약 4000여 가지 교육 콘텐츠가 존재합니다. ▲설계 ▲소자 ▲공정 ▲DRAM ▲NAND ▲Solution ▲제조/기술 ▲미래기술 ▲제품 테스트 ▲DOE ▲패키지 신뢰성 분석 ▲마케팅 ▲협상전략 ▲반도체시장 이해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강 모두 가능하며 오프라인 수업은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 마련된 SKHU캠퍼스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주와 분당에서 진행됩니다. 수업을 듣기 위해 하루 종일 이천 캠퍼스에 머문다고 해서 별도로 반차나 연차를 소진할 필요 없이 '사내교육'으로 해당 일의 근태를 승하면 됩니다. 구성원 성장이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덕입니다. 

SKHU 기술역량팀 모습 [사진=SKHU]

◆ '전문강사·사내강사' 등 전문성 갖춘 선배가 직업 교육
SKHU는 전문교수와 전문강사, 사내강사가 교육을 맡고 있습니다. 강사진들도 SK하이닉스의 직원들이 강사 타이틀을 부여받고 활동하는 구조입니다. 앞에 '전문'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처럼 이 영역의 담당은 강사진의 업무 인사이트와 경험은 물론 현업 특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외부 강의와 협력사 매칭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정도로 전문성이 인정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문강사로 선발되기 위해선 설계와 소자, 공정 등 총 17개 분야에서 동일 직무를 5년 이상 수행하고 최근 3년 동안 인사평가에서 징계 이력이 없는 우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 소통 능력과 협업 능력을 갖춘 구성원 중 선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강사로 선발된 인원은 2년간 SKHU로 파견돼 구성원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전담하게 됩니다.

사내강사의 경우 현업에서 본인 전문 분야 강의를 1년에 1~2회 정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도와 교육 효과도 동시에 낼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SKHU에서는 사내강사 육성 차원에서 교재 만드는 방법부터 최신 강의스킬, 스피치 노하우까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성 갖춘 인재들의 노하우와 전문성이 지속적으로 후배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SKHU에서 DOE(실험계획법)를 강의하고 있는 신종한 TL은 "제 강의를 듣고 실제 실험에 적용해봤다는 피드백을 받을 떄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구상했던 분들이 역량을 키워서 저와 같은 사내강사가 됐을 때 보람이 가장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도 커졌다는 게 사내강사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 수강신청 시즌 서버 몰려...임직원 '교육 만족도' 높아
일부 인기 있는 과목은 임직원들의 이른바 '광클' 풍경을 만들기도 합니다. SKHU의 수강신청 시즌은 매년 2월 말. 이맘때면 서버 용량을 증설하는 등 접속량 증가에 대비하지만 수강신청 시간이 되면 시스템 속도가 매우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SKHU 측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직무와 전공, 학년별로 가이드를 정한 몇 몇 과목은 인기가 많아 수강신청 인원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만큼 구성원의 업무 역량 향상 욕구가 크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SKHU가 진행한 2022년 교육과정 전체 만족도 평가에 따르면 5.0 만점 가운데 강사 만족도는 4.7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내용 만족도는 4.53점, 전체 만족도 평가는 4.63점으로 집계됐습니다. 

SKHU는 올해는 콘텐트와 시스템 모두 혁신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혁신 업데이트를 통해 사내에서만 학습이 가능했던 온라인 직무 교육을 모바일(Mobile) 버전으로 확대시켜 기술보안에 접촉하지 않는 선에서 외부 교육도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외에도 임직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리더십, 교양, 어학 등 과목들도 추가로 개설해 직원들의 성장성과 만족도 모두 높여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또 SKHU는 내부 구성원 육성뿐 아니라 강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사 구성원과 대학생, 고등학생 대상의 반도체 교육에도 힘쓴다는 구상. 이를 통해 인력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2017년 현재까지 SKHU를 졸업하거나 재학 중인 임직원은 모두 1만400여 명(퇴직인원 제외)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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