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주 거래하는 개인이 버블 형성의 원인 제공"
- "메자닌 채권 이용한 불공정거래 근절 위해 최선"
주식시장에서 테마주 형성과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해선 시장경보제도와 예방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건전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메자닌 채권을 활용한 불공정거래도 근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테마주 거래하는 개인이 버블 형성의 원인 제공"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전날 개최한 ’2023 건전 증시 포럼’에는 학계, 법조계, 금융투자업계 등의 증시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올해는 주요 불공정거래 대응 및 시장 건전성 유지 방안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우선 김우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테마주 거래의 유인분석 및 시장감시 방향 모색’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는 테마주의 3가지 특징으로 ▲시가 총액이 낮은 소형주 ▲빈번한 거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꼽았습니다. 또 주요 테마주의 버블 형성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효율적인 자본시장에서 합리적인 투자자들은 가격의 거품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주요 테마주 거래에 있어서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비효율적 시장이 형성되는데, 합리적인 투자자들보다 과장된 가격을 기대한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테마주 거래에 있어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는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거래 행태 분석을 통해 테마주를 매매한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단기 급등 이후 급락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한 투기적 투자자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투자자 거래 행태를 계좌 단위로 분석하니 테마주 투자자 88%가 고점 이전에 매수 수량을 전량 매도했는데, 고점 이전에 전량 매도한 투자자는 테마주 거래 특성을 잘 아는 투자자로 분석된다"며 "테마주 형성과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해 시장경보제도와 예방조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메자닌 채권 이용한 불공정거래 근절 위해 최선"
이어 조성우 금융감독원 조사1국 조사총괄팀장은 ‘메자닌 채권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및 투자자 보호’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메자닌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건축용어입니다. 이와 함께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자산을 뜻하기도 합니다.
메자닌 채권은 특정 조건에 따라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구조를 도입한 혼성 증권입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대표적입니다. 조 팀장은 금감원이 수행한 사모 전환사채(CB) 악용 불공정거래 조사 현황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CB 발행 규모가 확대되면서 불공정거래가 다수 발생해 조사를 추진했다"며 "CB를 인수한 회사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올린 후 같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전환한 주식으로 부당한 이득을 얻는 등 CB 활용 수법도 다양합니다. CB는 발행 후 1년 뒤에 매도할 수 있습니다.
또 CB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이사회 의결만으로 발행할 수 있어 악용될 소지가 큽니다. 증권신고서는 자금 사용 목적 등을 상세히 기재해 심사받아야 합니다. 조 팀장은 "CB가 자본시장에서 부당이득 편취에 악용된 사례들을 다수 확인했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건전 증시 포럼'은 투자자 보호 및 불공정거래 대응 등 자본시장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매년 개최됐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대규모 주가 조작 사태 등으로 흔들린 시장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변화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도 적시에 정확하게 불공정거래에 대응할 수 있는 고도화된 시장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