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스닥 상장 목표 '플라나', 이륙도 전에 '빨간불' ? ...'성장통'인가 '위기'인가
[단독] 나스닥 상장 목표 '플라나', 이륙도 전에 '빨간불' ? ...'성장통'인가 '위기'인가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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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창업 맴버의 플라나 이탈...외부 영입 경영진도 빠져
업계, 후속 투자 유치 불발로 '자금난' 우려..."퇴사 사유 아냐"
플라나 이륙, 김재형 CEO 리더십에 달렸다..."계획대로 진행"

미래항공 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AAM) 기업으로 날아오르겠다는 UAM 스타트업 플라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내 토종 UAM 기체 제조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알려온 플라나(PLANA·대표 김재형)가 실제 비행체를 띄어 보기도 전에 난기류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투자 유치 난항, 초기 창업 멤버 이탈에 올 초 영입한 외부 인사들마저 대거 회사를 떠나면서 성장 동력에 큰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입니다.

플라나는 국내 유일 하이브리드 기반 수직이착륙(VTOL) 항공기 개발 기업으로 2021년 7월 설립됐습니다. 올 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드론쇼코리아' 전시에선 단독 부스를 꾸리고 개발 중인 수직이착륙 UAM 기체 실물 모형을 공개해 언론과 참관객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창업 멤버 이탈, 자금난 봉착설 등 이런저런 흔들림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플라나의 현 상황이 더 큰 도약을 위한 ‘성장통’일지, 아니면 좌초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일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 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에서 플라나가 선보인 개발 기체 실물 모형
[사진=플라나]

◆ 초기 창업 맴버의 플라나 이탈...외부 영입 경영진도 빠져

김재형 대표이사(CEO·최고경영자)와 안민영(CSO·최고전략책임자), 이진모(CPO·최고제품책임자) 부대표는 플라나 3인방으로 불립니다. 이들은 대학과 직장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온 오랜 사이입니다. 대외적인 자리 때마다 플라나 3인방은 나란히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틈이 벌어졌습니다.

안 CSO는 플라나 합류 전엔 LG전자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를 지내기도 했고 경영컨설팅업체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플라나에선 주로 투자 유치를 도맡았습니다. 김 대표와는 일본 나고야대 학부 후배 사이입니다. 이 CPO와 김 대표는 과거 미국 유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현대자동차 함께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창업주 김 대표를 제외한 공동 창업 멤버 두 사람은 현재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팍스경제TV 취재를 종합하면, 안민영, 이진모 전 부대표 등은 지난 11월 전후로 플라나를 떠났습니다. 창업 멤버 간의 불화로 인한 것은 아니라 개인적인 이유로 전해집니다. 이외에도 기체 형상 개발 담당이었던 류태규 부사장과 김현순 부사장 겸 연구소장도 현재는 플라나에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첨단기술원 출신으로, 플라나는 입사 당시에 기술력 강화에 방점을 둔 영입이라며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큰 의미를 부여한 바 있습니다.

류태규 부사장은 지난 9월 말 플라나를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입 후 6개월 만입니다. 류 부사장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플라나 소속으로 '2023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가해 "플라나의 7M급 축소기가 2024년 초 테스트 비행에 나설 계획"이라며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띄어볼 계획이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플라나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던 부서원들도 잇따라 퇴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연초 파악된 플라나 임직원은 60명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이보단 줄어든 상태입니다. 또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연초 분위기와 달리 현재는 거의 홍보에 손을 떼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홍보 담당도 연초까진 있었다가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진=플라나]

◆ 업계, 후속 투자 유치 불발로 '자금난' 우려..."퇴사 사유 아냐"

업계에선 최근 플라나 직원들 퇴사 배경을 두고 '자금난'이 때문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후속 투자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플라나 측은 "자금난 때문에 이전 경영진과 임직원 등이 퇴사한 것은 아니다"면서 "플라나 내부적으로 퇴사자도 있긴 했지만 최근의 문제도 아니고 늘 있던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임직원들의 월급도 밀린 적 없이 정상적으로 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임원진 등이 나간 자리엔 해외에서 임원들을 새로 영입해 현재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플라나 홈페이지에는 새 CSO와 CIO 등이 김재형 대표이사와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김재형 대표는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금액까지 밝힐 순 없지만 내년 여름까지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현재는 일부 투자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라나가 투자 유치를 위해 접촉 중인 해외 기업은 약 10군데. 기업이 아닌 투자자까지 합치면 이 보다 숫자는 더 많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2026년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 2028년 이후 UAM 기체 상용화 계획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초 밝힌 미국 지사 설립도 로스엔젤레스에 올 봄에 설립을 완료했습니다. 플라나 측은 "현재는 임직원 대다수가 연구개발(R&D)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전자 시스템, 비행제어, 기체구조 설계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은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이나 홍보 쪽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도 부연했습니다.

김재형 플라나 대표
[사진=플라나 홈페이지]

◆ 플라나 이륙, 김재형 CEO 리더십에 달렸다..."계획대로 진행"

앞서 플라나는 2022년 10월에 슈미트-DSC인베스트먼트 미래모빌리티펀드 주도로 118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Pre-Series)A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이 투자에는 신한자산운용, 퓨처플레이, 디티앤인베스트먼트, 중소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제노인베스트먼트아시아 등이 참여했습니다. 앞서 2021년에는 SEED투자(엔젠투자자 강충현)를 통해 20억원을 끌어들인 바 있습니다.

나스닥 상장 목표는 앞으로 3년, 기체 상용화까지는 5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 김 대표는 초기 비행 동지들이 떠난 상황에서 자력으로 플라나를 이륙 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그만큼 어깨가 더 무거워진 상태입니다.

김 대표는 자금난, 직원 이탈 등에 대해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은 끝까지 꺼내지 않았습니다. 다만 "계속 투자자를 찾고 있고, 지금도 국내외 여러 출장지를 돌아야 하는 상황이라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플라나는 조종사 1명과 승객을 포함해 최대 7명을 태울 수 있는 기체를 개발 중입니다. 실제로 제작될 기체 크기는 전장과 폭 15미터. 최대 속도 350km/h. 비행 거리는 500km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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