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작년 호실적' 산업은행, 이제 구조조정 '꼬인 실타래' 푼다...부산 이전은 제자리
[이슈] '작년 호실적' 산업은행, 이제 구조조정 '꼬인 실타래' 푼다...부산 이전은 제자리
  • 한상현 기자
  • 승인 2024.0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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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순이익 440%↑...건전성도 소폭 개선
- 매각 작업 삐걱...KDB생명·HMM 잇달아 무산 
- 부산 이전은 제자리...정부vs노조 첨예한 갈등

산업은행이 지난해 순이익을 크게 늘리고 건전성도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KDB생명과 HMM 매각 작업이 무산된 만큼, 기업 구조조정 방안을 다시 논의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본사 부산 이전 논의에 대해선 정치적 수단이자 선거용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지난해 순이익 440%↑...건전성도 소폭 개선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4650억원)보다 439.55% 증가한 2조5089억원입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격차 미래전략산업 육성과 녹색금융 지원 등 86조5000억원의 자금 공급을 통한 자산 확대로 경상이익 기반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화그룹의 옛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 인수 등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대손충당금을 대규모 환입하는 등 추가 이익을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전년(1.31%)보다 5.21% 상승했습니다. 건전성도 소폭 개선됐습니다.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3.68%입니다.

전년 말 대비 0.28%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단순기본자본비율도 10.06%로 전년 말 대비 0.4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은 보통주자본비율 7.0%, 기본자본비율 8.5%, 총자본비율 10.5%, 단순기본자본비율 3.0%입니다.

산업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 13.68%는 당국 규제 기준치(10.5%)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또 정부는 산업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더 강화하기 위해 약 2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출자가 마무리되면 BIS 비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괄목할 성과를 냈지만, 아직 해결할 과제들도 많습니다.

추진해 오던 매각 작업이 연이어 무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KDB생명입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했고, 정상화를 거쳐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섯 차례나 실패했습니다.

◆ 매각 작업 삐걱...KDB생명·HMM 잇달아 무산 

매각 작업이 제자리에 머물자 KDB생명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 사모펀드(PEF) 만기 시점인 내년 2월까지 새 펀드 조성, 자회사 편입, 매각 재추진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언제 어떤 방안을 결정할지 말하긴 시기상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회사 편입 방안은 지분을 보유한 이해당사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HMM 매각도 지난달 6일 최종 무산됐습니다. 앞서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벌였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하림그룹은 주주들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상대측의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아야 하림그룹 지분이 낮아지지 않고, 인수 대금 마련 부담이 줄기 때문입니다. 산업은행의 HMM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업은행 보유 지분이 더 오릅니다.

보유 지분이 오르면 매각 가격도 올라, 앞서 하림그룹이 제시한 6조4000억원을 웃돌 수 있습니다. 결국 양측은 인수 조건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해양진흥공사와 협의해서 HMM 재매각 관련 사후 처리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재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영구채는 상환 또는 주식 전환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에 주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다면 주식으로 전환하겠지만 전환해서 이익이 없다면 전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부산 이전은 제자리...정부vs노조 첨예한 갈등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최근에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산업은행 노동조합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고 권위주의 규제를 모두 풀어서 재개발을 통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여의도는 런던, 싱가포르, 홍콩과 당당히 경쟁하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노조는 “여의도 금융 중심지를 외치면서 정작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런던, 싱가포르, 홍콩이 세계적 금융도시가 된 건 한 개 도시에 수백, 수천 개 금융기관이 모여있기 때문"이라며 "해외 투자자가 15분도 안 되는 거리에서 모든 금융사를 만나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가금융 경쟁력과 서민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금융정책은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산업은행법 제4조는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법을 개정해야 부산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조진우 산은 노조 부위원장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지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고 해서 부산 이전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 정치 지형상에서 결국 법이 개정되는 데 합의를 이룰 수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며 "산은 노조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왜 부산으로 내려가면 안 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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