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②] 반도체·철강·배터리업계, 정책 변화 '촉각'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②] 반도체·철강·배터리업계, 정책 변화 '촉각'
  • 임해정 기자
  • 승인 2025.0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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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칩스법 폐지 예측 어려워…美 투자 지속
철강업계, 무역 장벽 높아지는 상황 속 '합심' 강조
"IRA 폐지 가능성 낮아"…배터리업계, AMPC 변화 대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이 하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줄곧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 철강업계 등 저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발효될 관세 부과 등 행정명령과 각종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 반도체업계, 칩스법 폐지 예측 어려워…美 투자 지속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서 큰 화두로 떠오른 업종 중 하나는 단연 반도체 산업입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칩스법) 폐지를 공언해 왔습니다. 그간 반도체 지원법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건설에 37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SK하이닉스는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6000억원)를 각각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및 R&D 시설'을 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 부회장은 "칩스법 연장 여부는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관세가 어떤 품목에 적용될 것인지, 중국 외 다른 국가들은 몇 %로 부과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정책들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시간은 다소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 부회장은 또 AI 반도체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 수요를 키우기 위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첨단 패키징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반도체법 논의를 통해 산업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 철강업계, 무역 장벽 높아지는 상황 속 '합심' 강조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는 한국 철강 관세를 면제해 주는 대신 쿼터제(할당량)를 적용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미국 수출 과정에서 철강 제품 263만 톤(t)을 대상으로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2기 행정부에서는 수출 물량이 더 축소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노골적으로 보여 온 만큼, 1기 정부 때보다 더 강경해진 관세 정책 등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지난 1기보다 빠른 시기에 통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올해는 글로벌 공급 과잉 지도, 저탄소 전환,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3중고 속에서 향후 10년간 철강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철강업계는 합심(合心)으로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무역 장벽이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합심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장 회장은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철강업계가 합심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어 반덤핑 관세에 대해선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함께 토론하고 우리나라에 가장 이득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도출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 제철소 투자를 검토 중이며, 포스코는 인도와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상공정 투자를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동국제강은 판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하겠는 입장입니다.

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전경. [사진=SK온]

◆ "IRA 폐지 가능성 낮아"… 배터리업계, AMPC 변화 대비
배터리업계도 미국 정책과 시장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주장해 온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정책 변화 가능성도 커진 상태입니다. 만약 AMPC가 철회 또는 축소될 경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된 미시건주, 오하이오주 등이 공화당 우세 지역이고 일자리와 직결돼 있어 IRA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IRA 완전 폐지는 아니더라도 까다롭게 개정될 수 있다"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IRA의 세부 조항들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응책을 고민해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도 "IRA 시행 이전부터 북미 시장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해 왔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IRA 수익에 의존하지 않는 사업 구조를 마련할 것"이라며 "애리조나 등 신규 생산 거점은 순조롭게 양산 준비 중이며 핵심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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