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갑자기 임원인사?...직원들 신뢰 '바닥'
"직원들 개돼지로...문제 발생하면 '책임전가'
S-OIL(에쓰오일) 직원들이 경직된 조직문화와 경영진의 책임 경영 부재를 지적하며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성과급 명문화, 샤힌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직원 채용, 직원들의 과도한 징계 수위 조절 등을 요구하며 서울 마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겁니다. 직원들은 "직원들을 개돼지로 보는 윗대가리 마인드", "오로지 사우디와 임원들만 위한 회사"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불만의 정도가 큽니다.
이 같은 직원들의 집단행동에도 사측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회사가 오늘(25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주관 ‘2025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 소식을 전하며 부사장부터 본부장, 상무, 상무보 등 17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한 겁니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경영진의 책임 경영 부재를 꼬집는 내부 분위기와 동떨어진 비뚤어진 행태라는 비판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임해정 기자]
◆ 에쓰오일 노동조합, 본사 앞에서 이틀째 집회
"고객은 회사의 존재 이유"라면서 고객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에쓰오일 본사 앞에선 "제조업의 기본 가치는 생산"이라며 사측으로부터 외면 받은 현실을 토로하는 에쓰오일 직원들이 건물 앞을 지켰습니다. 에쓰오일 노동조합은 어제(24일)부터 오늘(25일)까지 이틀간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 앞에서 사측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이들이 울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사측에 요구하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노사가 합의된 성과급 명문화 제도 ▲샤힌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현장 직원 추가 채용 ▲직원들의 과도한 징계 수위 조절 등입니다. 에쓰오일은 9조 2580억원이라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 프로젝트가 공급과잉 지속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 차질 우려는 에쓰오일 현장 노동자들이 떠안게 됐습니다.
◆ 에쓰오일 갑자기 임원인사?...직원들 신뢰 '바닥'
에쓰오일 본사 앞에서 만난 에쓰오일 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의 열악한 교대조 인원 갖고는 거대한 샤힌프로젝트를 운영하기엔 역부족이다"라며 하소연했습니다. 교대조마다 최소 한 명씩만 더 충원해 달라는 요구를 회사가 거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에쓰오일 노동조합은 오늘 사측과 관련 2차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에쓰오일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동안 회사는 25일 임원인사를 발표했습니다. 부사장부터 본부장, 상무, 상무보 등 17명입니다. 이 시점에 사측이 임원인사 발표 보도자료를 낸 것도 의문입니다. 부사장부터 본부장급은 이미 2023년 9월 전후로 직급이 VP(부사장)으로 기재돼 있고, 담당 업무도 2023년 12월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회사의 임원 인사를 바라보는 에쓰오일 직원들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 "직원들 개돼지로...문제 발생하면 '책임전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는 임원들을 꼬집는 전·현직 직원들의 글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원들만 다니기 좋은 회사" "직원들을 개돼지로 보는 윗대가리 마인드와 업무강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직원에게 당연하듯 책임전가"와 같은 불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나가지 않는 임원과 경영진들" "오로지 사우디와 임원들만 위한 회사", "직원들 생각 안 하는 회사", "무능한 CSO, 말 뿐인 안전, 너무 많은 페이퍼 워크" 등 경직된 조직문화와 임원 등 경영진의 책임 경영 부재를 꼬집는 의견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온라인 하소연이 아닙니다. 지난 24일 에쓰오일 경영진 규탄 집회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회사가 나를 지켜주거나 보호해 줄 것이란 생각은 지워야 한다", "우리의 노력은 자신들의 치적이 되고, 실수는 우리의 책임으로 돌아오는 것을 똑똑히 지켜봤다"고 외쳤습니다. 최근 일련의 사고에 대해서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징계를 과하게 부과하고 있다"면서 경영진 책임은 빠져 있다고 사측을 향해 항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