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응 2단계 발령..."인명피해 없어"
에쓰오일 관계자 "생산 차질은 있다"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 위로 솟구쳐 오릅니다. 불기둥이 타오른 곳은 울산광역시 온산읍 화산리에 위치한 한 공장. 불은 국내 대표 정유 기업 중 한 곳인 S-OIL(에쓰오일)에서 발생했습니다. 솟구친 대형 불기둥에 에쓰오일 현장 관계자는 물론 지역 주민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근 지역 주민에게는 '야외활동 자제' 안내 문자가 발송됐고, 에쓰오일 생산직군의 정보 공유 단톡방에서도 "다들 괜찮으시냐", "화재 열기가 너무 뜨거워 근처에 가지 못하겠다" 등 사고 당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늘(28일) 새벽 4시 47분입니다. '에쓰오일 쪽에서 불길이 보인다'는 최초 신고를 받고 소방 인력이 즉시 투입됐습니다. 출동 지령과 동시에 유관기관에 사고 상황을 전파한 소방당국은 약 10분 뒤인 4시 58분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5시 21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소방 대응 단계는 1~3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출동하는 단계이고, 2단계부터 인근 지역 최소 8~14개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가 대거 동원되는 단계입니다.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소방당국은 헬기 지원까지 요청했고, 부산과 대구, 경남, 양산 등에서 헬기 총 5대가 지원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보류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는 고성능 화학차를 투입하는 등 장비 56대와 소방 인력 300여 명이 투입해 화재 진화 작업에 총력을 다했습니다. 불은 화재 발생 3시간이 지난 오전 8시 4분 초진에 성공했고 화재 발생 약 5시간 지난 오전 9시 30분쯤 완전히 꺼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울산소방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대피 인원은 크게 없었다"며 작업 자체가 공정 안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컨트롤 룸에서 전체적으로 통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현장에 작업자들이 대피하는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방 브리핑에서 조은찬 에쓰오일 아로마틱공정팀장은 "일요일 새벽이었고 해당 공정에서 특별한 작업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유해물질 유출도 없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화재 발생 지점은 에쓰오일 제2파라자일렌(PX) 생산 시설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진화 작업을 펼치면서 생산라인 밸브를 차단했고 배관 내 잔여 위험물을 소각하는 작업을 펼쳤습니다. 울산소방 관계자는 "히터로 들어가는 자일렌을 사실상 인입하는 밸브는 차단했지만, 내부에 있는 잔량은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태우는 작전을 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은찬 에쓰오일 아로마틱공정팀장은 화재 발생 원인을 설비 내부 튜브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소방브리핑에서 "히터 내부에 자일렌을 가열하는 설비이기 때문에 히터 내부에 튜브가 있는데 그 부분이 의심이 된다"면서 "열을 가열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해당 자일렌이 액체에서 기체로 변화는 흐름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해당 시설 점검은 "2023년 연차보수정비를 하면서 진행했고, 당시엔 특별한 사항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일부 생산 차질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방과 경찰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재산 피해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이번 화재에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에쓰오일의 안전성에 구멍에 뚫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에쓰오일은 지난 2월에도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3시간 만에 진화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또 다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에쓰오일 측은 화재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에쓰오일의 최고안전책임자(CSO)인 홍승표 부사장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홍 부사장은 2022년 5월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화재로 인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최근엔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사항으로 검찰에 추가 기소돼 사건이 병합된 바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오는 9월 11일 에쓰오일 사고 현장에서 울산지법의 현장검증이 예정돼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