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론전 시대’에 뒤쳐진 한국···드론 탄 생산시스템 '구멍'
[단독] ‘드론전 시대’에 뒤쳐진 한국···드론 탄 생산시스템 '구멍'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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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하 드론, 자폭 드론이든 전용 탄(탄두-신관) 필요하다"
국내 방산업체 80여 곳 중 드론전용 탄 생산 기업은 '아직'
풍산과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드론 탄 사업 적극 추진"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지난 11일, 30일간의 '러-우 전쟁 휴전안'에 합의했지만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가 아직 이 휴전안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공격 첨병은 약 340여 대 이르는 드론(무인기)이었다. 이에 맞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곳곳에 드론 공습을 벌이며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러-우 전쟁에서 보았듯 현대 전장은 드론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군사용 드론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방산 기업 중 공격 드론에 탑재할 수 있는 '탄(Munition)' 생산을 위한 요건을 마무리한 곳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미 드론 전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 실제 드론을 이용한 현대전 경험을 쌓고 있다. 우리 군도 북한에 뒤지지 않는 드론 전투력을 키우려면 하루속히 관련 군수산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투하 드론, 자폭 드론이든 전용 탄(탄두-신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러-우 전쟁을 비롯해 실제 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군사드론 활용 영역을 전략·작전·전술적 수준 등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해 설명한다. '전략적 수준'은 드론이 약 1000~2500km 날아가 타격하는 단계를 말한다. 50km~150km는 '작전적 수준', 그 이하는 '전술적 수준'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한 샤헤드(Shahed)-136도 전략적 수준에 속하는 무기다.

조상근 KAIST 국기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연구부교수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2000km 이상까지 날아가 타격하는 전략적 수준의 드론이 운용되며 드론의 생김새는 순항 미사일처럼 생겼고, 로켓드론으로도 불린다"고 말했다. 이어 "작전적 수준에선 주로 고정익형태 드론이 활용되고 있고, 전술적 수준인 초근접 지역에선 쿼드콥터, 그 중에서도 1인칭 시점인 FPV(First-Person View)가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군사드론 형태는 저마다 다르지만 현재 러-우 전쟁에서 활용되는 공격드론의 공통 특징은 '원웨이(one-way) 방식의 자폭드론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 투하드론, 자폭드론 등 공격드론에는 드론에 탄두와 신관이 결합돼야 한다. 단순히 드론에 탄을 매달고 목표물과 충격했다고 해서 무조건 폭발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근접신관 또는 충격신관이든 폭발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 그런데 국내에선 이 같은 드론전용 신관과 탄두를 만들 수 있는 드론 '탄'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법규 요건을 완전히 갖춘 방산 기업은 아직 없는 상태다. 

◆ 국내 방산업체 80여 곳 중 드론전용 탄 생산 기업은 '전무'
방위사업청이 관리하고 있는 방산업체 지정현황(지난해 4월 기준)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는 모두 84곳이다. 이 중 탄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풍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정도다. 하지만 '드론 탄(탄두·신관)'으로 방산물자와 방산업체 지정이 완료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은 14일 팍스경제TV취재진 질의에 대해 "방사청 주관 사업에 따라 드론 탄을 무기체계로 생산하는 방산 업체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방산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드론전용 '탄(탄두·신관)'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별도 '방산물자' 지정을 받아야 한다.

국내 기업이 탄약, 화학류 등 방산물자로 지정된 무기체계를 생산하기 위해선 방위사업법 등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관련 인허가를 획득해야 한다. 방사청이 먼저 방산물자 지정 통보를 마치면 산업부가 생산시설과 생산능력, 보안요건 등을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6개월까지 검토해 방산업체로 지정한다. 방산업체 지정까지 완료해야 기업들은 계약 및 생산을 진행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이 제품 개발과 시험만 하고 있을 뿐 우리 군이나 해외로 수출해 실전에 사용한 경험은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드론 탄과 관련된 명칭으로 방산업체로 지정된 건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방산물자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명칭이 드론 '탄'으로 규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산 기업 중 어느 기업이 드론 탄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로 지정될지도 관심사다. 드론전용 탄의 경우 먼저 시장선점을 한 기업이 드론 탄의 양산 구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풍산은 최근 부산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2025 현장에서 드론전용 탄두와 신관 라인업을 처음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풍산 관계자는 "풍산은 2018년부터 대전방산기술연구원 무인기술팀에서 민군사업으로 드론 탄 개발에 착수했다"면서 "현재까지 국가연구개발 일환으로 완성된 드론 탄과 개발 중인 탄까지 포함해 약 10여 종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드론 탄과 관련해 전투실험 등 연구개발 과제에 지속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산은 오는 11월에도 자사 드론 탄을 활용한 전투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 풍산과 KDI, "드론 탄 사업 적극 추진하겠다"
2020년 한화로부터 물적 분할해 탄생한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도 앞으로 드론 탄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KDI 관계자는 “드론 탄 사업을 위한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면서 "현재 관련 개발 및 추진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과거 국방과학연구소 등의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드론 탄(탄두·신관)과 관련 사업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 연구 분야의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례를 보면 1년에 드론을 약 100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정찰과 통신 중계, 자폭 등 다양한 임무 장비를 전장 상황에 맞게 장착해 대량으로 운용할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도 필요하다면 적어도 수십만대의 생산라인을 갖춰야 하는데 이 정도 능력이 되는지 국내 방산 기업들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올해 FPV 드론 구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약 450만대의 드론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조상근 KAIST 국기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연구부교수는 "북한은 지금 러시아에 공급하는 드론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고 있고 작년에는 전방 군단 예하에 다목적 무인기 대대까지 창설했다"면서 "현재 북한은 드론 전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선 핵이 있는 북한 전력과 그렇지 않은 우리 군, 또 드론전투 경험이 있는 북한군과 드론 전투경험이 없는 한국군의 비대칭이 또 생기게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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