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지난 2015년 담배값이 인상되면서 정부는 흡연자들로부터 막대한 담뱃세를 거둬들였습니다.
당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내년도 금연지원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담배 값을 늘리면서 담뱃세가 얼마나 늘었나?
남연희 기자) 정부가 담뱃값에 부과해서 거두는 담배부담금이 올해는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지난 2015년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담배부담금이 1갑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상승했는데요. 이에 따라 담배부담금은 2014년 1조6284억원에서 2015년 2조4757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에는 2조963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앵커) 담뱃세는 늘었는데, 이번 국회 예산심의에서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고요?
남연희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회 예산심의에 오른 ‘2018년 정부예산안’에서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이 약 1334억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올해 금연지원 예산이 146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9.1%, 금액으로 따지면 134억원이 삭감된 수준인데요.
이 중 30억원은 흡연 폐해연구 등을 명목으로 질병관리본부로 이관됐습니다. 따라서 실제 감액 금액은 104억원 정도입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군인의경금연지원서비스 예산안은 27.9% 깎이고,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는 27.1%, 금연캠프 25.1%, 저소득층 금연치료사업은 11.9%, 그리고 보건소 금연클리닉이 7.5% 삭감하는 등 주요 사업부문의 예산이 두 자릿수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남연희 기자) 그간 정부의 금연지원사업 행보를 보면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을 기점으로 예산이 증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 113억원에 불과하던 예산이 이듬해 1475억원으로 10배 이상 불어났고, 지난해 1368억원으로 낮췄다가 올해는 다시 1468억원으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이 또 다시 깎인 것인데요. 당시 금연을 선언하면서 보건소로 몰렸던 흡연자들이 줄어들고, 금연지원 예산투입에도 그 사업 효과가 미미하다는 예산 당국의 판단에 삭감된 것입니다.
앵커) 담뱃세 인상과 함께 금연 클리닉 등에 많은 예산을 투자했다. 그런데도 금연성공률이 저조했다는데?
남연희 기자) 네, 그 부분은 이번 국감에서도 다뤄진 내용입니다. 김승희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수는 최근 3년간 최저수준인 41만명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2015년 57만명에서 16만명이나 줄어든 것입니다.
또 금연성공률도 2014년 49%에서 2015년 44%, 지난해에는 40%에 그쳤습니다.
앵커) 담배 소비량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남연희 기자) 맞습니다. 담뱃값 인상이 담배소비량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과 2016년 12월 흡연경고 그림 도입 때 두 차례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는 월별 담배반출량은 전체적으로 3억갑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는 각종 국가금연지원사업의 효과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검증을 거쳐서 효율성이 낮은 사업들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흡연자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우선 사용되어야 할 담배부담금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남연희 기자) 그렇습니다. 건강증진기금은 국민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우선 사용해야 하죠.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담배부담금이 증가하면서 건강증진기금도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건강증진기금에서 차지하는 담배부담금의 비중은 매년 증가 추이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올해 건강증진기금 사업비를 분석해보면 국민 건강과 직접 연관된 사업 예산은 5505억원 가량에 그쳤고, 원격의료와 인구정책 지원 등 해당 목적에서 벗어난 사업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어쨌든 그동안 금연지원사업의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년도 금연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데, 이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은 어떤가?
남연희 기자) 사실 흡연율부터 짚어보면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0%를 또다시 넘어섰습니다. 2015년 사상 처음으로 흡연율이 30%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도 39.4%에 머물렀던 것이 40%의 벽을 허물며 증가한 모습인데요.
이렇다 보니 내년도 예산 삭감의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복지부도 전년 수준으로 예산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흡연율이 높아져 금연지원서비스를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신규 사업 시행 초기에 인력 채용이나 체계를 구축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예산을 감액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 이후 매년 금연지원서비스 이용자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고, 사업 도입 3년차인 올해부터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내년 예산을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