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얼마나 더 오르나?
하늘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얼마나 더 오르나?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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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운전하시는 분들 요즘 기름값 많이 비싸졌다고 느끼실 겁니다. 서울 시내에는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곳도 있을 정도인데요.

최근 급등하는 국제유가, 그 원인과 전망에 대해서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요즘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죠.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국내 주유소들이 기름값을 일제히 올리고 있는데요. 저도 운전을 하는데 서울 시내만 나가보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을 정도더라고요. 서울 중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에서 2000원이 넘는 주유소를 볼 수 잇습니다. 사실 저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데요.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서 확인해보니깐요. 현재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0원이 넘고요. 전국 평균으로도 1500원이 넘습니다. 거의 4개월간 상승하고 있는 것인데요.

휘발유 외에 경유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리터당 1900원이 넘는 곳이 있을 정도인데요. 서울 평균은 1400원이 넘고요. 전국 평균은 1300원이 넘습니다.

아마 기름값은 한동안은 계속 오를 것 같습니다. 통상 국제유가는 20일 정도 시차를 두고 주유소 가격에 반영됩니다. 지금도 국제유가는 오르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당장 내일부터 떨어진다고 해도 몇 주 정도는 동네 기름값은 오른다고 봐야죠. 운전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네 국제유가는 얼마나 오르고 있나요.

김정남 기자) 네 요즘에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시고 계실텐데요.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현재 배럴당 60달러가 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50달러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 6월 갑자기 40달러대로 좀 하락하더니, 다시 60달러대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통상 미국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유럽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중동에서 거래되는 두바이유가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거의 90% 가까이 원유를 중동에서 수입해옵니다. 그래서 두바이유 가격에 민감한데요.

어제밤이죠. 가장 최근 두바이유 가격을 보니까 배럴당 61.6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날보다 0.31% 떨어진 것이긴 한데요. 잠시 조정을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거의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앵커) 다른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다고요.

김정남 기자) 그렇습니다. WTI는 57.06달러로 마감했고요. 브렌트유는 63.93달러입니다. 모두 두바이유처럼 몇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아까 제가 두바이유는 잠시 하락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WTI와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상승했습니다. 중동의 두바이유는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와 영국 런던ICE거래소에서 각각 거래되는 WTI와 브렌트유보다 장 마감이 빠릅니다. 가격도 하루 늦게 반영되는 데요. 다른 유가가 올랐던 만큼 두바이유도 내일이 되면 더 오른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요즘 유가는 왜이리 오르는 것인가요.

김정남 기자) 쉽게 얘기해서 경제가 더 좋아졌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도 돈이 좀 생기고 경제가 좋아지고 하면 운전하고 한번씩 더 여행도 가고 난방도 더 많이 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경제 활동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증거이지요.

지금 배럴당 60달러 정도 되는데요. 이 정도 유가는 ‘딱 적당한’ 수준으로 경제학자들과 시장 사람들은 보고 있습니다. 보통 50~60달러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데요.

앵커) 우리는 많이 올랐다고 느끼는데, 전문가들은 적당한 수준이라고 보는군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 국민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어쨌든, 그런데 이렇게 유가가 오르는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은데요?

김정남 기자) 네, 문제는 경제가 좋아지는 것 외에 정치적인 문제가 섞여있다는 겁니다. 요즘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시끄럽지 않습니까. 피의 숙청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사우디 왕실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투자자 우려로 이어지며 원유 가격을 2015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밤에는 오랜 종교적 정치적 앙숙이자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레바논과 얽히며 분쟁 우려가 커진 게 투자자의 가장 큰 우려로 작용했습니다.

이런 중동 정치 지형은 우리가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것인데요. 그래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그러면 앞으로 유가 전망은 어떻게 됩니까.

김정남 기자) 네 제가 말씀드렸듯이 중동의 정치 문제가 유가에 얽혀있어서요. 사실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습니다.

어제 한국은행이 전망을 하나 내놨는데요. “당분간 배럴당 50달러대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서인데요.

요즘 미국에서 셰일오일이 많이 생산되지 않습니까. 셰일오일을 증산하면서 유가 상승을 제약할 것이라는 논리였는데요. 

한은은 그러면서도 “일부 산유국의 정정불안 향방,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이행 여부 등에 따라 큰 폭의 변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앞으로 70달러대로 상승할 가능성은 아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유가가 상승하는 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김정남 기자) 아까 말씀드렸듯이 60달러 안팎의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 훈풍의 흔적입니다. 경기가 점점 좋아지다보니 원유 사용량도 증가했다고 보면 틀리지 않습니다. 특히50~60달러대는 기업과 가계에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은 수준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수출이 요즘 잘나가지 않습니까. 지난해 말부터 고공행진을 한 것도 유가가 50달러대로 올라서 영향이 작지 않다. 유가가 너무 낮아도 수출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수출에는 악영향인데요.

관건은 앞으로입니다. 시장은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그 주요 요인은 수요가 아닌 공급 측면에서입니다. 너무 유가가 많이 오르면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기업 생산비용이 늘고 가계 구매력도 낮아질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경제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요즘에 ‘신 3고’라는 우려도 조금씩 나오는대요. 예전에 1980년대 중반에 3저 호황이라는 게 있었는데, 거기에 빗댄 겁니다. 원화 가치가 오르고 유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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