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 "원전 수주 가시화, 기쁜 마음으로 퇴임"
[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임기를 3개월 가량 앞두고 오는 8일 퇴임한다. 6일 오후 한전이 21조원 규모의 영국 원전사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큰 숙제를 해결해 홀가분한 모습이다.
7일 한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오는 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사장직을 내려놓는다.
조 사장은 지난 2012년 12월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역대 최장 한전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임기는 내년 3월27일로 3개월 이상 남은 상태다.
조 사장은 "영국 원전 수주가 가시화돼 기쁜 마음으로 퇴임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후임 사장이 영국 원전사업을 비롯한 한전의 주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한전은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NuGen(뉴젠)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지난 6일 오후 밝혔다. 큰 숙제였던 영국 원전사업을 수주하게 되면서 조 사장은 홀가분하게 퇴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조 사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상당 기간 리스크를 따져봐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업을 한전이 감내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뉴젠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3GW(기가와트) 규모의 원전을 짓고 있는 컨소시엄으로 일본 도시바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도시바와 함께 뉴젠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프랑스가 지분을 매각했고, 도시바 역시 경영난으로 지분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때문에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자체에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게 아니냐며 이를 한전이 인수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지적에 조 사장은 국감에서 "노형이 변경되고 웨스팅하우스가 부도가 나는 등 자체 사정이 나빠져서 철수 하는 것"이라면서 리스크를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영국 런던에서 그렉 클라크(Greg Clark)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과 '원전 협력을 위한 양국 장관간 각서(Memorandum)'를 체결하는 등 원전수주를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한전이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산업부는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환영한다"며 "이는 원전수주 확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뉴젠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시작 단계"라고 밝혔다.
한전의 뉴젠 인수는 우리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와 영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후 한전과 도시바간 주식매매계약(Share Purchase Agreement)을 체결·이행하면 뉴젠 인수 과정이 종결된다.
정부는 면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사업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