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그룹 등 4대 기업 담합… 영세업체 다 죽는다
대양그룹 등 4대 기업 담합… 영세업체 다 죽는다
  • 김준호 기자
  • 승인 2017.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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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골판지·상자 제조업체 약 2400여 곳
줄도산 위기… 일부 대기업들의 수직계열화·담합 영향
골판지업계 대기업, 원지 값 약 70%가량 올려
공정위, 담합행위에 과징금 부과… 한시적 조치
한 영세업체 사장, 지난 7월 스스로 목숨 끊기도

[팍스경제TV 김준호 기자]

(앵커)
원룟값이 1년 새, 이유 없이 70%나 오르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골판지 업계인데요. 국민의 관심이 덜한 이 업계에서 대기업의 독과점과 원룟값 인상으로 2000여 곳이 넘는 영세업자들은 도산위기에 빠졌다고 합니다. 김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물건 포장에 필요한 것은 단연 종이상자입니다. 이 종이상자는 골판지 업계에서 생산하고 유통합니다.

폐지를 가공해 골판지가 만들어지고, 골판지는 다시 상자로 제조됩니다. 전국적으로 골판지와 상자를 제조하는 업체는 약 2400여 곳

대부분이 영세업체이며 가족 단위로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현재 경영난에 허덕이며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골판지 업계는 그 이유를, 제조과정에 관련돼있는 일부 대기업들의 수직계열화와 담합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최재한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전무 : 4대 메이저 회사들의 수직계열화와 전근대적인 경영기법과 상생 의지의 결여 등으로 수요 공급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이 이 시장입니다]

실제 업계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대양그룹과 아세아제지, 삼보판지, 태림포장 등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원지값을 약 70%가량 올렸습니다. 하지만 상자 가격은 올리지 않았고, 영세기업들은 가격에 맞추지 못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지난 10월에는 대양그룹의 오너가 국정감사에 출석하기까지 했습니다.

골판지 제조 과정에 관련된 일부 대기업들의 터무니없는 원지 가격 인상으로 공멸한 위기에 처한 영세기업들. 이들은 국민과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며 이렇듯 신문에 호소문까지 실었습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4곳의 대기업에 담합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조치는 없었고, 이에 영세업체들은 공정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공정위에 답변은 명쾌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최재한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전무 : 공정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회신에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열거해 각 지방사무소에 신고해달라 해서 진전이 없었습니다 저희가 구체적으로 그들의 담합행위를 찾아내기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골판지 영세업체는 이같이 대기업들의 담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원인으로 국민의 무관심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합니다.

[인터뷰/이애경 용신플러스(박스제조업체) 대표 : 인기 있는 그런 업체에만 공정위의 칼을 들이대지 마시고... 알고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결이 안 된 상태(입니다)]

지난 7월에는 한 영세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습니다. 11년간 운영하던 회사가 폐업한 다음 날 일이었습니다.

골판지 영세업체들은 현재 먹이사슬 가장 하단에 있는 것이 자신들이라며, 폐업의 수순을 밝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팍스경제TV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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