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쎈뉴스] ‘이름’ 탓 ‘주주’ 탓에 ‘속타네’…“일본 기업 아닙니다”
[빡쎈뉴스] ‘이름’ 탓 ‘주주’ 탓에 ‘속타네’…“일본 기업 아닙니다”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9.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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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업 아닌데…”

[팍스경제TV 이유진 기자]

[앵커]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열기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안마의자 브랜드 코지마는 이름 탓에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또 국내 보안업체 1위인 에스원은 일본 보안업체인 세콤과의 지분 관계로 국내업체지만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 한 달.

한일 간 경제전쟁이 확산되고, 여기에 일부 일본 기업들의 막말 파동까지 겹치며 불매운동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매운동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실제로는 국내기업이지만 일본업체로 오해를 받는가 하면, 불매운동 리스트까지 이름이 올라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복정제형의 안마의자 브랜드인 ‘코지마’는 이름 때문에 일본 기업으로 오해를 받는 사례입니다.

일본의 ‘하이마트’라 불리는 코지마는 매출액 2조가 넘는 유명 가전제품 판매점입니다.

이름이 같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지마 대신 다른 안마의자 브랜드를 선택해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안마의자 코지마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업체인 복정제형 측은 일본의 코지마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합니다.

[복정제형(코지마) 관계자 : “현장에서도 일본 제품 아니냐고 문의가 종종 와요. 판매처에서도. 그런데 전혀 상관없거든요. 일본 단어와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까…”]

두 회사의 이름 또한 전혀 다른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은 섬이라는 뜻의 일본 코지마(KOJIMA)와 달리 국내 코지마는(COZYMA)는 편안하다는 뜻의 Cozy와 마사지의(Massage)의 합성어입니다.

한국 코지마는 1945년 밝한양행으로 회사를 설립해 1984년 복정제형이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개명, 지난 2010년 코지마 안마의자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1956년 설립된 일본 코지마는 교외형 가전 판매점으로 성장, 이후 2013년 일본의 가전제품 소매업체인 빅 카메라(BIC CAMERA)로 흡수 합병됐습니다.

일본 여행객이 늘며 빅카메라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면서 오해가 발생한 겁니다.

국내 보안업체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스원은 일본의 보안 서비스 업체인 세콤과의 지분 관계로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상황입니다.

에스원은 1980년대 삼성그룹과 일본 세콤사 투자로 설립됐습니다.

세콤이 에스원 전체 지분의 25% 이상을 보유, 작년 기준 200억 원 이상의 로열티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그룹이 해체되며 현재로선 단일 기업으로는 일본 세콤이 에스원의 최대주주인 상황입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 “일본 세콤이 25%인가 들고 있고, 삼성 계열사가 30% 정도 들고 있는데. 얘네가 옛날에는 한국 세콤이었거든요. 정확하게 삼성 세콤이었죠. 그러다 보니까 일본 세콤이 계속 지분을 들고 있는 거죠.”]

이렇다 보니, 에스원이 일본기업이라며 부정적인 여론은 급격히 확산됐고, 급기야 불매하자는 국민청원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청원에는 “에스원이 열심히 일해도 일본 세콤은 웃으며 돈을 챙기는 구조”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들도 국내 출동용역 및 출입통제 장치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또 “실적이 악화되고 배당이 적어야 세콤은 주식팔고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때 에스원은 국내 기업으로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청원에는 16일 기준 약 1000명이 참여했습니다.

에스원은 이에 대해 세콤의 경영권 간섭 등은 전혀 없다며 항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삼성 계열사가 지닌 주식을 모두 더하면 세콤보다 많다며 국내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스원 관계자 : “1대 주주는 삼성그룹이고요. 삼성그룹에 소속된 계열사로 국내 회사입니다. 저희가 일본계 회사라거나 일본의 경영 관여를 받는 것은 전혀 없어요.”]

일본과의 경제갈등이 장기화 국면을 맞으며, 국내기업 뿌리찾기에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요즘.

이름 때문에, 주주 비율 때문에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빡쎈뉴스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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