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기준금리 동결 · 경제성장률 하향, 1분기 마이너스 가능성"
이주열 "기준금리 동결 · 경제성장률 하향, 1분기 마이너스 가능성"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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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수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 결정회의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1, 2월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통화정책 결정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한 것과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지 않고 3월에 정점을 이룬 뒤 점차 진정된다는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내 수요·생산 활동의 위축은 경제적 요인이라기보다 감염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에서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따라서 미시적인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리동결이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염두에 둔 결정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거시 건전성 정책을 강화했지만, 효과를 내려면 시차가 필요하다"며 "여전히 가계대출 증가세는 높은 수준이고, 주택가격이 안정됐다고 자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 규제는 금융안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그것만으로 금융안정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피해 양상에 대해서는 1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사태 전개에 따라서 양상이 달라지겠지만 가장 크게 영향받는 부분은 소비위축"이라며 "1분기에 충격이 상당 부분 집중될 것이므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관광, 음식ㆍ숙박, 도소매업 등의 서비스업을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업종으로 꼽았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경기 반등 전망의 주요인이었던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발발 후 한 달 정도 지난 현재까진 반도체 생산에 차질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좀 더 심화하거나 장기화하면서 휴대전화 같은 반도체의 전방산업 수요가 둔화하거나 생산 차질이 있을 경우 반도체 경기 회복도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로금리' 상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발발·확산 영향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기준금리가 1.25%인데 0%까지 인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서 금리인하로 얻을 수 있는 경기 부양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금리동결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이유로 4월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인하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진단했다. 

2.1%로 하향 조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1% 중반까지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인하를 해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소비 증가나 투자 증가 부분인데, 현재는 해당 부분을 통해 경기 부양 효과를 얻을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금리동결이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4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금리를 동결해야 자산시장 버블이나 자본유출, 가계부채 문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4월에도 금리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 판단한다"라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선 "만약에 코로나19 사태가 1분기까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경제에 연간 0.25% 정도, 2분기까지 지속된다면 연간 0.5% 내외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1% 중반까지는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행이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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