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얼굴을 혁신하라"...기업들은 지금 홈페이지 ‘쇄신’ 중
[이슈] "얼굴을 혁신하라"...기업들은 지금 홈페이지 ‘쇄신’ 중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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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홈페이지 트렌드는 영상과 신사업·브랜드 강조
홈페이지만 바꿨을 뿐인데...방문자 수가 20%나 증가했다
단순 홈페이지 이미지 쇄신 넘어...B2B영업장으로도 활용

기업들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개편·개선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제이스코홀딩스·플라나·HD현대인프라코어·LG이노텍·유진로봇 등 주로 B2B기업들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CI교체에 따라 개선하거나 낡은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해 진행하기도 합니다. 모두 고객사와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해도를 높여 인식을 새롭게 바꾸려는 시도들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첫 단추이기도 합니다.

작업은 주로 홍보·브랜드·마케팅 파트가 맡고 있습니다. 회사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일을 하는 일인 만큼 이들에겐 중요한 업무로 꼽힙니다. 콘셉트 설정부터 스토리, 사진·영상 선택, 메시지 설정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통상 B2B기업에서 홈페이지는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10여년 만에 바뀌기도 합니다. 회사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자회사와 지주사간 별도의 홈페이지를 새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단순히 오래됐다고 해서 무조건 홈페이지를 변경하는 것도 아닙니다. 금액도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이미지 개선 의지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중론입니다. 

포스코홀딩스 홈페이지

◆ 요즘 기업 홈페이지 트렌드는 영상과 신사업·브랜드 강조
최근 변경된 기업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홈페이지가 단순 정지 화면이 아니라 기업 주요 사업현장이나  작업 모습의 동영상이 적용된 점입니다. 드론 촬영으로 사업단지의 전체 모습을 조명하기도 하고, 기업의 브랜드 슬로건을 전면에 배치해 알리기도 합니다. 또 기업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을 홈페이지 최전방에 배치해 홍보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내용을 한편의 광고처럼 만들어 홈페이지 전면에 적용한 기업도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가 대표사례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3월 2일 지주사로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기존 철강회사 이미지를 넘어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나아가는 포스코그룹의 모습을 홈페이지 첫 화면으로 장식했습니다. 흘러가는 영상의 배경이 된 곳은 실제로 포스코의 사업지인 아르헨티나 안데스산맥 해발 4000미터 높이에 위치한 리튬 염호입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탄산리튬 생산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홈페이지 개편은 1년 만에 이뤄진 것이고 작업 기간은 3~4개월 정도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 홈페이지

'두산'을 사명에서 뺀 HD현대인프라코어는 브랜드를 강조하는 홈페이지 전략을 취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사명과 CI를 변경하면서 홈페이지를 일부 업데이트했습니다. 올해 1월에 발표한 신규 건설장비 브랜드'DEVELON'(디벨론)을 전면에 내세운 겁니다. 디벨론 브랜드는 디벨론은 'Develop'(발전하다, 개발하다)과 'Onwards'(앞으로 나아가는)의 합성어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세계 최고의 제품과 솔루션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HD현대인프라코어의 방향성을 담은 겁니다. 이 전까지는 'DOOSAN' 브랜드를 사용해 왔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2021년 8월 HD현대의 계열사로 편입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과 신성장동력 확보 의지를 담은 신규 브랜드 론칭을 검토해 왔다"며 "이번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디벨론 브랜드를 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전선 홈페이지

◆ 홈페이지만 바꿨을 뿐인데...방문자 수가 20%나 증가했다
홈페이지 개편으로 방문자 수가 증가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12월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작업 기간만 약 5개월의 기간이 소요됐습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홈페이지 새 단장 이후 평균 방문자 수가 2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이번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방문자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홈페이지 게시판 구성을 ▲Company ▲Business ▲ESG ▲News ▲Customer 등 5개로 간략하게 구성하고 각 하위 페이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배열하고 디자인했습니다. 특히 대한전선의 주요 사업 성공사례 등 페이지를 신설해 사업 분야 경쟁력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띄는 점입니다. 또 ESG 코너도 별도로 구성해 이해관계자들에게 대한전선의 경영철학과 ESG세부 항목을 소개한 것도 특징입니다.

제이스코홀딩스도 홈페이지 개편으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제일제강에서 '제이스코홀딩스'로 사명을 바꾼 뒤 홈페이지도 몇 년 만에 바뀐 겁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홈페이지 역시 주력 사업인 선재생산 모습 등 기존 철강 사업의 모습을 담아냈고, 신규사업과도 연결될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인 모습으로 개편됐습니다.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회사 CI 제작 후 회사 사업 방향성과 맞는 이미지의 홈페이지 제작을 위해서 업체 미팅과 회사 공장 방문, 촬영 후 홈페이지 초안 검토 작업을 거쳐서 최종 제작 완료했다"며 "제작기간은 총 4개월 정도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유진로봇도 홈페이지 교체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유진로봇의 홈페이지 변경은 4년여 만입니다. 유진로봇 측은 "단순히 로봇 단품 제품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과 자동화 설비 등도 국내 1세대 로봇기업으로서 35년의 업력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쌓아왔다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동국제강도 다음 달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한 뒤 홈페이지 신설 및 개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제이스홀딩스 홈페이지

◆ 단순 홈페이지 이미지 쇄신 넘어...B2B영업장으로도 활용
기업의 홈페이지 개선은 단순한 기업의 이미지 쇄신을 넘어 브랜딩 각인, 콘텐츠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B2B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단순히 회사개요와 연혁, CEO 인사말을 넘어 회사 광고를 싣고, 회사소개서와 실제로 고객사와의 성공사례, 고객사 리스트 등을 홈페이지에 추가하는 것도 기업의 콘텐츠 다변화의 일환인 셈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B2B 마케팅 전문 조사기관 Demand Gen Report의 2021년 B2B바이어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공급업체의 콘텐츠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설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너도나도 홈페이지 개선 작업에만 매달릴 수 없는 실정입니다. 관련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홈페이지를 담당하는 직원의 경우 대부분 기업의 홍보팀 또는 브랜드마케팅 부서가 맡고 있는데, 홈페이지 개선·개편 작업에만 수개월이 소요되기도 하고 여러 다른 업무도 혼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제작 업체의 비용도 구성에 따라 몇 천만 원에서 억대 까지 올라가는 만큼 비용적인 부담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 경영진이 홈페이지 개선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도 현업에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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