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어지는 수협은행 차기 행장 인선…"후보자 재공모 돌입"
우여곡절 끝에 수협은행의 수장에 선임됐던 이동빈 행장이 어느덧 3년 임기를 마무리 하게 됐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해외 진출, 디지털 강화 등의 성과를 내며 수협은행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이제 이 행장의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이번에도 쉽진 않은 상황이다. 과연 누가 수협은행의 새 수장이 될지 주목된다.
이동빈 수협은행장 3년 임기 마무리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행장을 선임하는 데 적지 않게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7년 행장 선임 당시에도 정부와 수협중앙회 간 의견 차이로 6개월 동안 자리를 공석으로 둔 바 있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추천 행추위원들이 외부 인사를, 수협중앙회 추천 위원들이 내부 인사를 지지하면서 의견이 갈린 탓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이동빈 행장이 선임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내부 인사를 고집하는 편이어서 행장 선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외부 출신이라 해서 모두 낙하산 인사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행장 역시 분명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 출신인 그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선출된 첫 외부출신 행장이다.
그리고 임기 3년간 대내외적으로 수협은행을 무난히 이끈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 행장 재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들도 있었다.
해외 진출·디지털 강화·건전성 개선
이 행장은 해외시장 진출, 디지털 전략 강화, 건전성 개선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 그는 수협은행 역사상 최초로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소액대출(MFI)법인 ‘수협 마이크로 파이낸스 미얀마’를 출범시켰다.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네피도 내 4개 지점에서 1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수협은행은 향후 미얀마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 영업망을 넓힐 계획이다.
또 이 행장은 디지털금융본부를 확대 개편하고 인력을 대폭 늘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도입하고, 디지털 서비스 '헤이 뱅크(Hey!Bank)'를 전면 도입하는 등 디지털금융을 강화했다.
이 행장 취임 후 건전성도 개선됐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0.46%를 기록했다. 2018년 0.56% 대비 0.10%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그리고 올 상반기 기준 0.43%까지 개선됐다.
자산 규모 역시 2016년 27조663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2조942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038억원이다. 코로나19 등으로 대내외 경영 여건이 악화됐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번에도 쉽지 않은 차기행장 선임
이제 이 행장의 뒤를 이을 수장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쉽진 않다.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차기 행장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면접에는 강명석 수협은행 전 감사,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 김진균 수협은행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 김철환 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등 5명이 행장 후보로 참석했다.
최종 후보 선정은 행추위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면접 결과 단독 후보 추천을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수협은행 한 관계자는 “행추위에서 인재풀을 더 넓게 보고 싶다고 해 면접 일정을 한 차례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응모했던 5명은 본인이 원하면 재응모 할 수 있다"며 "면접 일정은 이번 주 중 재공모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