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삼성전자
[비즈이슈]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삼성전자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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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실적
이재용 부회장 '사법리스크' 변수…경영 구상 차질 불가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지만 마냥 웃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이달 말부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2건의 재판이 잇따라 열릴 예정으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할 경우 전반적인 그룹의 경영 구상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실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연결기준 12조3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당초 증권업계 평균 전망치(컨센서스) 10조2000억원보다도 2조원 가량이나 많다. 무엇보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이던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의 최대 실적이다. 이익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 판매가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인 결과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약 5개월 만에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 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지난 8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후 첫 글로벌 현장 경영 사례다. 

첫 행선지는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필수적인 극초 자외선, 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장비업체가 있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에는 삼성전자 등에 노광기를 독점 공급하는 장비업체 ASML이 있는데, 이 부회장은 ASML 최고경영진과 만나 이와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행선지로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연구소가 밀집돼 있는 스위스가 유력하다. 이 부회장은 약 일주일 간의 유럽 출장 이후 곧바로 아시아 지역 출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출장을 시작으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AI를 비롯한 전장부품, 5G 등 미래 성장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 '사법리스크' 변수…경영 구상 차질 불가피

삼성전자 로고.[지료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로고.[자료제공: 삼성전자]

 

그러나 삼성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심화에 더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 등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서다. 

특히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당장 이달 22일과 26일에 이 부회장에 대한 2건의 재판이 진행된다. 22일에는 지난달 검찰이 기소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되며, 26일엔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재개된다. 
무엇보다 다음 달 심리가 본격화하면 이 부회장은 직접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도 줄줄이 법정에 불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당장 연말 예정된 임원인사를 비롯해 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 2016년 11월 이후 4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치르면서 경영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 특히 신사업과 관련한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집행이 불가능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총수가 장기간 수감되거나 법정 공방을 벌이는 동안 오너십 부재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삼성이 이를 보여줬던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정보력과 투자 타이밍에서 나온다"며 "그런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그룹 컨트롤 역할을 해야 할 총수가 경영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미래 경쟁력 저하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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