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돋보기] "쉴 틈이 없다"… 이재용 부회장 '홀로 서기' 강행군
[CEO 돋보기] "쉴 틈이 없다"… 이재용 부회장 '홀로 서기' 강행군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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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일 창립 51주년 기념식…이재용 부회장 불참
코로나19·미중분쟁·사법리스크까지 곳곳에 악재
'뉴 삼성' 실행 위해 글로벌 현장 경영 재개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일 강행군에 나서고 있다. '홀로 서기'를 위한 고군분투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타계 후 휴식 없이 곧 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구상에 몰두해 왔다.  

구상을 끝낸 이 부회장은 앞으로 자신이 강조해 온 '뉴삼성'의 착실한 실행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난달 재개한 글로벌 현장 경영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최근 다시 불거진 '사법리스크'와 미중 무역분쟁 등 복합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단독 체제 안정화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1일 창립 51주년…이재용 부회장 별도 메시지는 없어

[자료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일 창립기념일(11월 1일)을 맞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창립 5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자료제공: 삼성전자]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일주일 만인 지난 1일 창립 51주년을 맞았다. 이번 창립기념일은 일요일인 데다, 이 회장 장례 후 삼우제 등을 고려해 2일 창립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기념식은 이 회장의 타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참석자를 최소화하는 등 조촐한 규모로 치러졌다. 김기남 부회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이건희 회장님의 타계는 코로나19, 불확실한 경영 환경 등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임직원 모두에게 또 하나의 큰 충격과 슬픔이었다"며 "회장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 "우리에게 내재된 '도전과 혁신의 DNA'를 계승 발전시키고 지혜와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회장님이 남기신 도전과 열정을 이어받아 업계의 판도를 바꿔 나가는 창조적인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우리의 경쟁력이 최고의 인재에서 시작된 만큼 임직원 간 서로 배려하고 상호 신뢰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자"고 당부했다.

또 이날 삼성전자는 창립 기념 영상을 통해 한 해 동안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성과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별도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코로나19·미중분쟁 등 악재 첩첩…설상가상 사법리스크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제공: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제공: 삼성]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삼성을 이끌어가야 하는 이 부회장의 부담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 회장의 발인이 끝난 후 휴식 없이 바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는 점, 51주년 창립기념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별도의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는 점 등이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의 엄중함을 짐작케 한다. 

당면한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바로 다음주 9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의 공판기일이 잡혀있다. 이날은 이 부회장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경영 행보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둘러싼 재판도 본격화한다. 최악의 경우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이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악재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휴대폰 등 IT분야가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삼성의 사업계획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뉴 삼성' 실행 행보 이어갈 듯…글로벌 현장 경영 재개 전망

[자료제공: 삼성]
[자료제공: 삼성]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이 부회장은 '뉴 삼성'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등 신사업으로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삼성, '뉴 삼성'으로 도약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는 '뉴 삼성'을 그룹의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며, 초일류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해왔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의 미래 사업 전략이 이 부회장의 해외 현장 행보와 맞닿아 있는 만큼 글로벌 현장 경영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지난 1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5월 중국, 지난달에는 네덜란드, 스위스 등 유럽 국가와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했다. 차기 출장지로는 일본, 중국, 미국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5G 통신장비 시장 개척을 위한 요충지인 일본으로 출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맡게 된 후부터 전자를 비롯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현장 경영에 나서며 주요 현안들을 살뜰히 챙겨왔다"며 "이 회장 별세로 그룹의 변화가 큰 데다, 재판까지 시작되면 해외 출장에도 제약이 불가피하게 되는 만큼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직 내부의 동요를 다독이려는 과감한 경영 행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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