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코로나19로 뒤숭숭한 재계, 연말 '인사 태풍' 부나
[비즈이슈] 코로나19로 뒤숭숭한 재계, 연말 '인사 태풍' 부나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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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반기업 정책 등으로 경영환경 악화
주요 4대 그룹 '안정 속 변화' 추구하는 인사 단행 전망
코로나19 직격탄 유통 대기업,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 예고

연말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재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인사 성격이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대내적으로도 잇따라 쏟아지고 있는 정부의 각종 반기업 정책들로 재계 전반이 구조조정 태풍에 휩쓸릴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인사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4대 그룹 '안정 속 변화' 추구하는 인사 단행 전망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자료제공: 각 사]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자료제공: 각 사]

연말 임원 인사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한화 등 일부 기업들이 예년보다 빠른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주요 4대 그룹과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달부터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삼성·현대자동차·LG·SK 등 주요 4대 그룹이 대체적으로 과감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 속에서도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글로벌 맞춤형 전략들이 의미 있는 성과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총수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데다, 이들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인사를 앞둔 삼성도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하는 인사가 점쳐진다. 무엇보다 올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DS 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CE 부문장 김현석 사장, 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의 트로이카 체제가 계속해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일단 코로나19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고 있는 회사 상황을 반영해 3인 체제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공식 후계자로서 단행하는 첫 인사인 만큼 과감한 쇄신 의지를 반영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인사 시점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승계 등 이재용 부회장 관련 재판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0년 만에 세대교체가 이뤄진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실용주의' 기조 아래 과감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 부회장이 실력 위주의 핵심 인재 중용에 적극적이었던 인사 스타일에 비춰봤을 때, 이번 인사에서도 정 회장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들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정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기조 아래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구 회장의 주재로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마친 LG그룹은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정기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게 재계 중론이다. SK그룹도 큰 틀에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이 바이오·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있는 만큼,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수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직격탄 유통 대기업…대대적인 인사 칼바람 예고

[자료제공: 픽사베이]
[자료제공: 픽사베이]

하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은 맞은 유통 대기업들은 올 연말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미 신세계는 계열사 대표이사 6명을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처럼 정용진 부회장이 강력한 인적·사업적 쇄신 작업을 추진 중인 만큼 향후에도 철저하게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게 업계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달 정기인사를 앞둔 롯데그룹도 내부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사업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신동빈 회장이 계속해서 경영진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실제로 앞서 신 회장은 이례적으로 올해 8월 인사를 통해 그룹 내 2인자였던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퇴진시키는 등 인적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CJ그룹의 경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은 데다 지난해 이미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진 만큼 변화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11월 전에 내년 사업계획 구상이 완료되고, 12월에는 연말인사가 단행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코로나19, 기업규제 3법 등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인사 시기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주요 기업들도 젊은 총수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서 올해 인사에 대해선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만 보더라도 이건희 회장은 인사를 예측 가능한, 그것도 정기적으로 하는 스타일이었다. 즉 결정적인 흠이나 성과가 있지 않다면 중간에 개별인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오너 2,3세들은 실용주의에 초점을 맞춰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또 수시로 영입하는 등 철저하게 본인들의 인사 스타일을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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