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ESG 경영' 앞세운 SK그룹, 수소 시장 선점 나선다
[비즈 이슈] 'ESG 경영' 앞세운 SK그룹, 수소 시장 선점 나선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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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지난해 '수소사업 추진단' 신설…2025년까지 '수소 벨류체인' 구축 
美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에 1.6조 투자...장기 경쟁력 확보 차원 
최태원 회장 'ESG 경영' 의지 반영…내달 '수소경제 로드맵 2.0' 발표

SK그룹이 수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지난해 그룹 지주사인 SK(주)가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해외 수소 전문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최태원 회장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기조에 힘입어 수소 시장 주도권 선점에 한층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 SK㈜, '수소사업 추진단' 신설…2025년까지 '수소 벨류체인' 구축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지난해 말 수소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하며 수소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신설된 '수소사업추진단'은 SK그룹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관계사 인력 20명으로 구성됐다. 

SK㈜는 2025년까지 총 28만t 규모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공급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 E&S, SK인천석유화학 등 관계사 인프라를 활용할 방침이다. 

먼저,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연간 300만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톤 규모의 블루 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한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부생수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장에서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수소로, 생산과 유통의 어려움으로 그동안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 사업장이 수소에너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해 있어 수소 운송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 美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에 1.6조 투자...장기 경쟁력 확보 차원 

[사진: SK 제공]
플러그파워사의 수소 연료전지. [사진: SK 제공]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도 적극 나선다.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실제 SK그룹은 이달 초 미국 수소에너지 선두 기업인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6000억원(15억 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K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아시아 수소 시장의 리더십 확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회사가 구상하고 있는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SK그룹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사업 개발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 최태원 회장 'ESG 경영' 의지 반영…내달 '수소경제 로드맵 2.0' 발표

최태원 SK 회장. [사진: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그룹 제공]

SK그룹의 수소 사업 확대 행보는 최 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ESG 경영 기조와 맞물려 있다. 실제 최 회장은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 

최 회장은 2018년 CEO세미나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해 기술 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언급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열린 CEO세미나에서도 "친환경 노력은 모든 관계사가 각자 사업에 맞게 꾸준히 추진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무엇보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수소’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데 따라 수소 사업 집중 육성에 나섰다. 

최 회장의 ESG 중심 경영 기조 강화에 따라 SK그룹의 수소 사업 확대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관련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정부는 내달 '수소경제 로드맵 2.0'을 발표할 계획이다. 1차 로드맵이 수소차와 충전소, 수소 연료전지 확대 등에 방점을 뒀다면, '수소경제 로드맵 2.0'에서는 그린수소(물분해 수소)와 액화수소 관련 정책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경영컨설팅 회사 매킨지는 2050년 세계 수소 시장 규모가 연 2조5000억 달러(약 3000조원)으로 성장하고, 3000만개의 관련 일자리를 장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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