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폭락사태 하루만에 초고속 파산…美 역사상 2위 규모
SVB, 폭락사태 하루만에 초고속 파산…美 역사상 2위 규모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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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예금 인출 사태와 주가 폭락으로 초고속 몰락했습니다.

역대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 가운데 2위 규모라는 점에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게 아닌지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미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FDIC 조치에 따라 25만달러의 예금보험 한도 이내 예금주들은 오는 13일 이후 예금을 인출할 수 있고, 비보험 예금주들은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액에 대해 FDIC가 지급하는 공채증서를 받아 갈 수 있습니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SVB의 총자산은 2090억달러, 총예금은 1754억달러입니다.

미국 16위 은행인 SVB가 무너진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입니다.

SVB는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줄어든 탓에 대부분 미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 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을 어쩔 수 없이 매각,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는 전날 발표가 도화선에 불을 붙였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여파로 기술기업들의 돈줄이 말라버리면서 SVB로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끊겼고, 이로인해 과거 비싸게 샀던 채권을 낮은 가격에 팔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발표 직후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고, '빨리 자금을 빼라'는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경고까지 나오면서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가속했습니다.

이날 SVB는 22억5000만달러의 증자 계획이 무산되자 회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금융당국은 인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려주지 않고 이례적으로 빠르게 칼을 빼들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이날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주가가 장중 20% 이상 폭락하는 등 월가에는 공포가 가시지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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