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호출·인격 모독…공무원 '내부 갑질' 만연
술자리 호출·인격 모독…공무원 '내부 갑질' 만연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7.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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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처 고위직 간부·장관 '갑질' 심각

[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앵커)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 노조가 내부 갑질 사례를 공개하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는데요,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갑질 문제 취재기자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박혜미 기자 (네 정부세종청사에 나와있습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전 부처의 갑질문화 점검과 근절을 지시하기도 했는데, 공무원 사회 내부 갑질이 심각한 수준이라구요.

(기자) 네 지난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거래위원회지부가 공정위 내부 고위직 간부들의 이른바 갑질 사례를 지적하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습니다.

그런데 이런 갑질 사례가 비단 공정위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고위직 간부들 뿐만 아니라 장관의 갑질 사례도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부처의 경우 전임 장관의 갑질이 너무 심해서 직속인 실장급 고위 공무원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해당 장관은 해외 출장을 갈 때 고가의 해외 생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책정된 예산의 10배가 넘는 경비를 사용하기도 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참다못한 공무원들이 청와대에 투서를 보내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해당 장관은 의전이 까다롭고 아랫사람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등 내부 갑질로 공무원들 사이에선 유명했다고 합니다.

결국 직속 기관 직원도 아닌 산하기관의 한 직원이 이 장관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청와대에 투서를 보냈다고 하는데, 묵살됐다는 겁니다.

해당 전임 장관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는데요, 이 때문에 장관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갑질을 일삼았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갑질 문화가 지나친 의전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을 위하는게 아닌, 윗 사람을 섬기기에 급급한 공무원 문화로 비춰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무엇보다 모범이 되야 하는 공무원 사회, 그것도 공정위 내부에서도 다양한 갑질 사례가 제기됐죠, 어떤 내용들이었습니까

(기자) 네 공정위 갑질 사례를 보면 예산이나 과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야근을 강요하거나,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등의 행태가 제보됐습니다.

모 국장은 여직원들에게 술자리 멤버를 구성하라고 지시하고, 매주 젊은 여자 사무관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시퇴근하는 직원에게 눈치를 주거나 야근을 강요한 사례,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일을 지시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특히 공정위는 시장의 갑질을 단속하는 기관인 만큼 더 많은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김상조 위원장은 어제 열린 경제민주화단체와의 간담회와 앞서 열린 지난주 당정협의에서도 공정위 내부 기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사과했구요, 국민적인 신뢰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탭니다.


(앵커) 공무원 사회의 내부 갑질보다 더 놀라운건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였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정위의 갑질 사례를 전해들은 다른 부처의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대수로운 일도 아니라며 여론과 상반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부처의 6급 이하 공무원은 공정위의 갑질 사례가 너무 약하다며 우리는 더 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공정위 노조가 용기있는 행동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반응은 이미 공무원 내부 갑질이 만연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부 갑질에 대해 공무원 사회가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할 정도로 무뎌졌다는 반증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공무원으로서 기본적인 인성과 자질이 의심되는 심각한 형태의 갑질이 행해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다면평가의 부활이나 각 기관 운영지원과장의 직원 선출제를 도입하는 등 갑질을 근절하고 민주적인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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