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쏠림현상…한국 기업 경제 괜찮을까?
반도체 쏠림현상…한국 기업 경제 괜찮을까?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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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요즘 한국 반도체 초호황이라고들 하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은 연일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벌이고 있는데요. 

반도체가 잘 나가는 건 무척 고무적이지만, 반도체만 잘나가서 문제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잘 나가는데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요즘 한국 반도체 얼마나 잘 나가나요?

김정남 기자) 그렇습니다. 최신 통계를 한 번 찾아보니깐요. 올해 2분기에도 한국이 반도체 제조장비 출하액에서 34%에 달하는 점유율로 대만과 중국, 일본 등을 제치고 1분기에 이어 또다시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출하액을 141억 달러(15조 94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직전 최대인 전분기(131억 달러)보다도 7.6%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5%나 급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활약 덕분입니다. 지역별 출하량에서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은 한국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은 2분기 출하액이 47억 9000만달러로 전 분기(35억3000만달러)와 비교해 36% 증가했고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2%나 성장했습니다.

대만이 반도체 제조장비 쪽에서는 유명한데요. 올해 1분기 한국에 근소한 차(500만 달러)로 1위 자리를 내줬거든요. 그런데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1%나 출하액이 감소하며 한국과의 출하액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반도체 코리아의 독주체제라고도 할 만합니다.

앵커) 반도체 초호황이 한국 경제 전체를 이끌고 있다고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 경제를 이끌디시피 한 지표가 수출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수출을 이끄는 게 또 반도체입니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17.4% 늘어나며 8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는데요.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초 수출은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증가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는데요.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 데는 반도체 힘이 컸습니다. 지난달 반도체는 87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량의 18.5%를 차지했는데요. 

또 다시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고 있습니다. D램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가운데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수출 물량이 함께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앵커) 반도체 기술이 기반이 된 SSD 수출도 늘고 있다고요.

김정남 기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라고 하죠. 요즘은 하드디스크 대신 이걸 저장장치로 많이 쓰는 데요. 이 분야 수출도 5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SSD의 핵심인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다.

SSD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빅데이터 저장과 고속처리 수요가 늘어 데이터센터와 서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는데요. 앞으로도 이 수요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는 고무적입니다.

앵커) 그런데 반도체만 너무 잘 나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는데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른바 쏠림현상인데요. 특히 다른 제조업종들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초호황이 전체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형국입니다.올해 2분기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 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을 살펴보니깐요. 전년 동기 대비 19.8%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11.7%) 대비 8.1%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2015년부터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이후 최고치입니다.매출액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지요. 반도체 분야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벌였던 것이지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그 방증입니다.

다른 몇가지 업종만 살펴보면요.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1분기 21.2%에서 2분기 7.3%로 성장성이 급격히 둔화됐습니다. 금속제품(14.4%→10.9%)과 비금속광물(8.0%→5.1%) 등 다른 제조업종도 매출액 증가율이 내렸고요. 조선업이 포함된 운송장비 부문의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3.2%)에 머물렀습니다.

매출액 등으로 본 현재 기업 경기 전반은 개선되고 잇는 걸로 파악되는데요. 그게 업종별 편차가 있고, 특히 반도체만 매우 잘 나가서 그렇다는 겁니다.

 앵커) 투자도 결국 반도체 쪽만 활발하다고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 부문은 투자도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2분기 부채비율은 52.3%로 전기(52.0%) 대비 0.3%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업종에서 생산시설 고도화를 추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석유화학(71.3%→65.5%) 운송장비(93.5%→86.6%) 등의 부채비율은 한분기 사이 줄었는데요. 이는 재무적인 안정성이 좋아졌다는 해석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 불확실성에 관련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는 이유가 더 커 보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만약 반도체마저 흔들린다면 우리 경제 전반은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불보듯 뻔하죠. 아무래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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