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싸이월드 50억 투자...미니홈피 부활할까?
삼성, 싸이월드 50억 투자...미니홈피 부활할까?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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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2000년대 초반 미니홈피로 사랑 받았던 싸이월드. 기억하실 겁니다.

2년 전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일부 기능이 중단되면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많았는데요.

최근 삼성벤처투자가 5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싸이월드가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비즈엔터 전중연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사실상 최초 SNS 서비스이기도 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 없는 사람이 없을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 실패의 원인은?

전중연) 1999년 시작한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인데 2000년대 미니홈피로 국민 SNS로 올라섰습니다. 2003년 SK 그룹내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됐습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싸이월드는 고속 성장을 거듭했는데 한때 가입자 수 3200만명에 달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모바일 시대 적응에 실패하고 페이스북과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죠.

이후 싸이월드는 결국 내리막길을 걸었고, 종업원 지주를 설립해 홀로서기에 나섰는데요. 싸이월드의 실패 원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섣불리 대기업 DNA를 벤처기업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옳지 않았다는 말도, 유료화 서비스 자체가 국내 실정에 맞지 않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싸이월드가 최근 다시 대기업과 손을 잡았습니다. 삼성벤처투자의 싸이월드 투자는 어떤 의미일까?

전중연) 삼성의 투자로 재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겠죠. 싸이월드에 투자를 집행한 삼성벤처투자는 인수합병 또는 과반 지분 확보를 염두에 두고 싸이월드에 투자가 집행된 정황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삼성은 전환가액 1565원 짜리 전환사채로 싸이월드에 20억을 투자했습니다. 이번에 발행된 전환사채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면 삼성벤처투자는 28%에 해당하는 싸이월드 지분을 확보 하게 됩니다. 여기에 추가 자금이 투자되면 지분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주목할 것은 삼성벤처투자 측에서 싸이월드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참여시켰다는 것인데 기존 삼성의 조심스러운 행보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삼성벤처투자의 이번 싸이월드 투자 결정은 사후관리도 치밀하게 진행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그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해왔던 삼성전자가 싸이월드에 R&D 비용으로 2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입니다. 이 자금은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에 싸이월드의 빅데이터를 접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과 인공지능 서비스 방향으로 볼 때 싸이월드를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 시킬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삼성의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싸이월드가 뉴스 등의 콘텐츠를 수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하던데요?

전중연) 네, 국내 주요 언론사들과 사전 접촉을 통해 드러났는데 서비스시기를 대략 연말쯤으로 계획 하고 뉴스 콘텐츠 구매에 대한 사전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뉴스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수급이 예상됩니다. 그동안 자금 사정으로 중단됐던 BGM 서비스를 비롯한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 하겠고 연말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이긴 하지만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 하려면 빅데이터 뿐 아니라 음원, 영상, 뉴스 등의 다양한 정보를 담아야 원활한 서비스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만약 뉴스콘텐츠 수급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네이버와 다음 양대 체제에 변화가 올까? 

전중연) 국내 플랫폼 사업자는 일단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양대 포털 측에서는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당장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포털 사업자 전체적으로 보면 어떤 영향이 올지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특정 부분의 서비스... 예컨대 음원, 커뮤니티, 검색 등 서비스측면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영향이 있을지는 모릅니다.

네이버의 핵심 경쟁력이 검색엔진인데 국내 검색 점유율이 2015년 77%에서 작년에는 처음으로 48%를 기록했습니다.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는데 네이버의 하락 대비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구글로, 2015년 6%, 그리고 작년에는 37%로 상승했습니다.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구글의 검색엔진이 기본 장착되어 생긴 일이기도 하겠지만 기기에 장착되는 기본 메뉴는 그만큼 큰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앵커) 사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서비스가 활성화 되어 있어서 싸이월드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도 듭니다. 싸이월드 부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전중연)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4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싸이월드 부활’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3%가 ‘싸이월드 부활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찬성하는 이유’로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를 꼽았습니다. ‘싸이월드만의 매력이 있어서’라는 의견도 있었구요.

한편 ‘싸이월드 부활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41%가 ‘디지털 사회에 또 하나의 SNS가 생기는 것이 피곤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과연 싸이월드 부활은 가능할까?

전중연) 싸이월드가 전성기였던 2010년 아바타와 음원 판매 매출이 1090억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모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 매출의 45% 정도인데요.

토종 SNS에 대한 기대와 명확한 목표와 투자가 이어진다면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삼성 입장에서도 AI스피커의 핵심 서비스인 음원 서비스를 비롯한 영상,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 파트너가 절실했다는 측면에서 공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이 경험 해보지 못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번 싸이월드의 부활은 삼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꽤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려면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데이터를 쌓는데 걸리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가진 경쟁력을 생각하면 삼성과 다른 생각을 하는 다른 조직을 운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이 경쟁하는 무대인 글로벌 경쟁을 염두에 두면서 싸이월드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성장 시키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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