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증권업계, 판도 변화는?
'초대형IB' 증권업계, 판도 변화는?
  • 오진석
  • 승인 2017.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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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금융권 지각 변동?
뉴스&이슈 : 세계파이낸스 장영일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최근 주식시장은 잇따른 코스피의 역대 최고가 행진 속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반면에 옆동네인 금융시장은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요.

바로 9월로 예정된 초대형 투자은행 출범의 인가 여부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대주주 적격성 발언에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세계일보 자매지인 세계파이낸스의 장영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먼저 초대형 IB(투자은행)란 무엇입니까?

기자) 초대형 IB(인베스트먼트 뱅크)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을 만들고자 정부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한해 허용하는 신규 사업입니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 발행을 통해 증권사에 자금을 조달하게 하고 이 자금을 기업금융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증권사의 신용으로 단기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는 은행예금보다 높은 확정금리를 받을 수도 있어 투자자나 증권사에게 다양한 투자 수단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앵커) 은행 대출 중심이던 기업금융시장에도 새로운 경쟁 체제가 갖춰지게 된다면서요?

기자) 그간 대출에서 소외됐던 중소기업이나 채권 등급이 낮은 기업들에게도 초대형 IB의 투자가 가능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기업들의 신규 대출 규모는 70조원인데 5개 증권사별 단기 어음 발행이 가능해지면 절반 이상인 40조원 정도를 초대형IB가 가져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이고요. 증권사들의 기업투자나 해외 거래 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자본금이 8조원을 넘는 증권사에게는 예탁금 운용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업무(IMA)도 허용됩니다.

이 경우 기존 은행 예금 고객이 높은 수익률을 따라 대거 계좌를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에 일대 지각 변동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초대형 IB에 목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당연한 말이지만 수익성 때문이고요.

예를 들어 자기자본 7조원 증권사가 운용자산 수익률 2% 정도 올린다는 가정 하에 최대 연간 2800억원의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자금 조달 수단도 다양해지고요.

현재 이들 5대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은 RP(환매조건부채권)와 ELS(주가연계증권)입니다.

하지만 RP(환매조건부채권)나 중기자금 조달 수단인 ELS 모두 운용상 각종 제약이 뒤따른다는 것이 부담입니다. 먼저 RP형 CMA의 경우 고객환매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만기가 1일짜리인 초단기 자금조달 창구에 가깝습니다.

ELS는 만기는 3년 안팎으로 비교적 기간이 깁니다. 중도상환 등 옵션이 부여돼 그 실현 유무에 따라 조달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행어음 만기는 안정적으로 1년 안팎으로 설정되고 별다른 중도상환 및 청산옵션이 없어 안정적 운용이 가능합니다.

앵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 말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자) 발행어음은 금리, 소위 이자율 측면에서 은행예금에 비해 높습니다. 현재 발행어음의 조달금리 비용은 대략 1% 중·후반대로 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인 1% 초중반 수준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초대형 IB 입장에서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부채 비율에 포함되지 않아 시장금리 상황과 별개로 이자를 더 추가할 수 있는 이점도 있어 은행 예금에 비해 높은 금리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상품과 달리 예금자보호는 안됩니다.

앵커) 5대 증권사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들 증권사들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인원도 충원하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먼저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IB 추진을 위해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꾸렸고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관리(WM)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저변이 넓고 기존 해외자산투자 역량과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 셀트리온 같은 기업과 협력해 신성장 산업에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현주 회장도 최근 '4차산업혁명'에 대한 강조도 했고 투자계획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초 발행어음TF를 만들어 운영하다 지난달 초 정식부서인 전략투자운용부를 신설했습니다. 인원도 현재 7명에서 향후 3~4명의 인사를 추가로 영업해 10명 정도까지 확충할 예정입니다.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의 네트워크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고요. IB사업부도 탄탄한 편입니다.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건수를 성사시켰고요.

현대증권과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KB증권도 전담 조직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KB증권도 국민은행, 카드, 보험 등 KB금융그룹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한국투자증권도 내부 전문인력 10여명 정도로 초대형 IB 전담부서인 종합금융투자실을 꾸렸고요. 삼성증권도 종합금융투자팀을 신설했습니다.

앵커) 전부 다 됐으면 좋겠는데, 일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모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거나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 사유가 있어 향후 초대형IB 신청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초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초대형 IB를 통해 국내 증권업계를 이끌 수 있는 리딩 증권사 육성방침을 밝혀왔던 점을 감안해 5개 증권사 모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초대형 IB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하겠다”고 답변한 이후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보다 세밀하게 살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NH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 모두 대주주 적격성 사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미래에셋대우는 과거 고객의 투자일임재산(CMA) 특별이자를 고객에게 지급하지 않고 리베이트를 수취한 혐의로 올해 5월 기관경고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만 수 차례의 제재를 받은 점도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또 미래에셋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자체도 문제를 삼을 수도 있고요.  

KB증권은 2014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및 운용과 관련해 리스크 한도를 초과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이달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를 받았습니다.

삼성증권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올해 초 자살보험금 미지급 관련으로 기관경고를 받았고 한국투자증권의 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코너스톤 에퀴티파트너스가 2015년 초 채무지급 불능 사유로 파산한 점도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 악재로 거론됩니다.

 

앵커) 초대형 IB 발표는 언제 이뤄질까요?

기자) 네. 7일 신청이 끝났으니 3개월 정도 심사를 거쳐 10월 경에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7월 19일 팍스경제TV '알아야 바꾼다 뉴스 레이더'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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