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한국 경제에 ‘10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난 19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가 한국을 덮쳤는데요.
약 10년 주기로 한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다는 경제계 속설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10월 위기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또 그 실체는 있는 것인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이번에 거론되는 10월 위기설은 이전과는 다르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내부적인 요인도 물론 있겠지만, 외부적인 악재들이 여럿 있죠?
김정남 기자) 네, 올해 들어 부쩍 4월 위기설이니 10월 위기설이니 많이 나오네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10년 주기설인 것 같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왔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지요. 올해가 2017년이니까 10년 주기설에 해당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국내 경기 상황도 그리 좋지 않았고요. 북한 같은 대외 리스크가 워낙 컸습니다. 일단 북한의 도발이 또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거센 외풍이 몰려오고 있다는 점이 위기설의 이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요즘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었죠. 오늘 재연장이 타결이 됐습니다.
앵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불발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컸는데, 일단 한숨은 돌린 것이네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이 부족해지는 위기에 닥쳤을 때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swap)하는 외환거래입니다. 외화가 바닥났을 때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쓰는 일종의 ‘외화 안전판’이지요. 한·중 통화스와프의 경우 중국 위안화를 우리나라가 받는 대신 우리 원화를 주는 것입니다.
이번 타결은 한·중 통화스와프 자체에 경제적인 이익이 있습니다. 위안화는 전세계 대부분의 무역거래가 이뤄지는 달러화에는 못 미치지요. 하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안전장치 역할로 그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더 주목되는 건 한·중 통화스와프의 연장 여부가 양국의 경제 협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점입니다. 정책당국 인사들은 부인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경제적인 논리 외에 사드 같은 정치·외교적인 이슈도 끼어들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실제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 같은 내용의 보도를 해왔고요.
일각에서는 이번 극적 합의로 추후 양국간 경제 관계가 다시 무르익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 외에 (한미 FTA 개정협상 등) 미국쪽 리스크도 또 있다고요.
김정남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경우 통상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미국은 한국 수출의 12%(금액 기준 올해 8월까지)를 차지하는, 중국에 이은 2위 수출 시장입니다. 중국 쪽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까지 이러는 상황인 것이지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앞서 지난 5일(현지 시각)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 수출로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하며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커진 게 대표적입니다.
세이프가드는 특별한 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구제 조치의 하나입니다. 정상적으로 수입한 품목에도 산업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만큼의 높은 관세를 매길 수 있습니다.
정부가 ‘당당한 대응’을 강조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개정 협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FTA를 폐기할 수도 있다”는 미국의 으름장에 한발 물러선 것입니다.
앵커) 외부적인 리스크 뿐 아니라 국내 경기도 조금씩 꺾일 조짐이라고 하지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국내 경기가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있었는데요. 서서히 약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민간경제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데요.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모두 2.5%로 내다봤습니다. 올해보다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본 것이죠.
부동산의 하락이 특히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을 -0.6%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10.7%)와 올해(7.1%·전망치) 고성장세 기류가 확 꺾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잊을 만하면 위기설이 나오는데요. 믿을 만한 겁니까. 어떠세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4월에도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4월 위기설이 있었죠. 그런데 막상 4월이 되니 잠잠하곤 했는데요.
눈 앞에 보이는 리스크 요인들을 점검하는 건 당연하고요. 최근 들어 특히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건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논리를 들이대면서 위기설 갚은 공포장사를 하는 건 지양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언론에 종사하고 있지만, 언론부터 좀 더 냉정하게 경제 상황을 판단해야 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