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등 게임업계의 과도한 노동 환경 국감서 논란
넷마블 등 게임업계의 과도한 노동 환경 국감서 논란
  • 오진석
  • 승인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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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 중기벤처팀 이상훈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지난 12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는 게임업계의 고강도 노동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죠. 

게임 하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지만 정작 개발자에게는 즐겁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자세한 소식 중기벤처팀 이상훈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저도 게임을 종종 즐기곤 합니다만 게임업계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면 노동환경 문제에 대한 비판이 상당합니다. 왜 그렇게 문제시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게임업체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판교, 구로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지역은 게임업체들의 잦은 철야와 야근을 빗대서 ‘판교의 등대’, ‘구로의 오징어잡이 배’라는 말이 나온 바 있지요. 

“디지털단지에 오징어잡이배가 뜬다”는 표현이 당시 화제가 됐었습니다. 

대선을 앞둔 지난 4월 17일, 당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이 같은 발언을 하며 국내 게임업체의 잔혹한 근무행태를 강하게 비난한 적이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국감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넷마블게임즈 서장원 부사장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넷마블이 노동자의 체불임금을 지급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교통비 등을 자의적인 기준으로 지급했다는 겁니다. 

(앵커) 국감에서 이 문제가 크게 다뤄졌었지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 연장근무수당이 문제가 있다고 했었는데요. 

(기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9월 체불임금을 지급하면서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정액교통비에 1.3배를 곱하는 식으로 비용을 산정했습니다. 

또 연장근무수당을 주는 대신 평일 2시간 연장근무 1만원, 4시간 연장근무 1만5000원, 휴일 4시간 연장근무 3만원, 휴일 6시간 연장근무 5만원 등으로 교통비를 지급해왔다는 겁니다. 이 정액교통비에 1.3배를 곱해 체불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 것인데요. 

한 넷마블 퇴직직원의 출퇴근 기록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11월까지 한 달 평균 약 68시간, 총 610시간가량 잔업해 총 650만원 상당의 연장근로수당을 받아야 하는데도 138만원 정도만 받았습니다. 

이 같은 과도한 연장근무는 또 넷마블과 계열사 직원들의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 등 건강상태 악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야근이 지나치게 많은데다 그로 인해 질병까지 늘었다면 정말 문제가 심각해 보입니다. 그런데 꼭 그렇게 야근을 해야만 했을까요? 게임업계는 야근이 일상화 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어려울까요?

(기자) 이 문제는 앞으로도 금방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임 업계에 만연된 ‘크런치 모드’가 사라지기 전까지 말이죠. 

 

(앵커) ‘크런치 타임’이라면 ‘마감 직전의 중요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크런치 모드’도 비슷한 의미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게임의 경우 보통 출시일을 정하고 그에 맞춰 개발을 진행하게 되는데 개발이라는 것이 항상 원하는 일정까지 여유롭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인 게임은 ‘버그’와의 싸움이기도 한데 출시 전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게 됩니다. 

출시일이 가까워지면 이 ‘크런치 모드’에 돌입하게 됩니다. 출시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업무강도를 바짝 늘려 마무리 작업에 돌입하는 건데요. 

문제는 게임 특성상 지속적인 대규모 업데이트, 그리고 다른 게임 개발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업계에서 1년 내내 크런치 모드”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돌 정도입니다. 

지난해 넷마블네오에서 크런치 모드로 일하던 20대 직원이 과로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며 게임업계의 비정상적인 근무행태가 알려지게 됐고요. 

 

(앵커) 결국 이 문제는 넷마블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야근문화와 그에 따른 연장수당 미지급, 직원의 건강상태 악화는 어서 빨리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보이네요. 

(기자) 다행히 넷마블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인정하고 개선안을 내놓았습니다. 

올해 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문화 개선 설명회’를 개최하고 야근·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종합건강검진 확대 등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제는 연장근무를 하려면 사전에 무엇보다 신청해야 하고, 주당 12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또 고용노동부가 직원에게 지급을 명령한 지난 1년간의 연장근무수당에 대해서 추가로 2년의 기간을 더해 총 3년간의 연장근무수당 지급을 지난달 20일부터 지급하고 있고요. 

급여도 최근 주요 게임의 수익구조 개선,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에 따라 전 직원에게 월급 100%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신규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한 것도 연장근무 시간 단축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넷마블은 2014년부터 매년 500명 이상 신규 직원을 채용해왔습니다. 2014년에 2500여 명이던 임직원 수는 올해 4000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앵커) 그래도 많은 개선의 노력이 있었네요. 왜 이제서야 이런 노력이 이뤄지게 됐나요. 진작 이렇게 됐으면 과로사 직원이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기자) PC 게임 중심이던 넷마블은 오랫동안 적자에 허덕여왔습니다. 2012년에는 적자가 지속되면서 회사 존폐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고요. 

그러다 2013년 말 모바일 게임 ‘다함께 차차차’가 성공을 거두며 분위기가 바뀌었고요. 이후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연달아 성공하며 모바일 게임회사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2014년부터는 넷마블이 재정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올해 2월부터 연장근무를 줄이고 직원을 충원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죠. 이제 더 이상 ‘디지털단지의 오징어잡이 배’가 되지 않겠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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