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어긋나는 공모가…왜?
매번 어긋나는 공모가…왜?
  • 한수린
  • 승인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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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 뉴스핌 이광수 기자

 

[팍스경제TV 한수린 기자] (앵커)연말이면 기업 공개 일정이 몰려있는 이른바 ‘IPO 성수기’인데요. 이 기간 공모주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올해 상장된 종목 가운데 절반이 현재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는 뭔지,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뉴스핌 이광수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공모가가 어떤 개념인지 짧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여기서 말하는 ‘공모’는 새로 상장될 기업의 주식을 살 사람을 모집하는 건데요.
공모가는 말 그대로 투자자들이 새로 상장될 주식을 얼마에 받을 것인지에 대한 가격을 뜻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공모가는 어떻게 결정되는 건가요?
(기자) 네. 먼저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에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검토하는 것으로 가치 평가를 하는데요.
이어 상장 기업의 희망 가격, 그리고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과정을 거쳐 가격을 정하게 됩니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이 희망하는 가격과 수량을 왜곡해 제출하지 않도록 관리도 하고 있는데요.
투자자가 주식의 가격을 낮게 제출할 때는 주식배정을 하지 않거나 적게 하고요, 반대로 주식 가격을 높게 제출하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는 겁니다.

 

(앵커) 네. 기업 가치와 투자자들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된다는 설명인데요, 이게 시장 가격과 차이가 나는 거로군요. 최근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올해 스팩을 제외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35개 종목중에서요, 18곳이 공모가 아래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절반수준인데요.
당장 어제 상장한 게임 제작사 ‘펄어비스’가 공모가를 사수하지 못한 또 하나의 상장사로 기록됐습니다. 넷마블게임즈에 이어서 게임업종의 ‘대어’로 손꼽힌 곳이었는데요.
펄어비스는 공모가 10만3000원이에서 약 10%가 낮은 9만2700원에서 시초가가 결정돼서요, 약 7%정도 내린 9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가장 많이 주가가 하락한 곳은 2월 코스피에 상장된 호전실업인데요, 공모가가 2만5000원이었는데 지금 시장가는 1만5000원 안팎에서 보합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림잡아 약 40%가량 하락한 겁니다.
이 외에도 에스디생명공학과 컬러레이, 제일홀딩스 등이 공모가보다 약 20% 내린 수준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당초 공모가 자체가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펄어비스만 해도 공모 청약 과정에서부터 고평가에 대한 지적이 있어왔습니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62.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이에 공모가도 희망밴드 8만원~10만3천원의 상단인 10만3천원으로 결정된 건데요.
이달 초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0.43대 1의 경쟁률에 그쳐서 미달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과 '검은 사막'이라는 단일 게임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부담 요인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남은 물량을 기관투자가들에게 이 몫을 추가 배정해 마무리 했는데, 역시나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를 마친 거죠.

 

(앵커) 이처럼 공모가가 고평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먼저 수요예측 전 희망 공모가격대(밴드)를 설정하는 대표 주관사가 너무 높은 가격을 설정하는 겁니다.
주관사의 수수료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금액의 일정 비율을 성과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에, 공모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관사 입장에서는 좋은겁니다.
또 드문 경우지만 ‘공모가 먹튀’라고 해서 일단 높은 공모가로 상장을 시킨 다음 회사를 매각하거나,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해서 자신들 소유의 지분을 처리해 차익을 남기는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가격을 세게 부르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요, 기관투자가들의 물량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은 예전부터 있었던 것 아닌가요? 최근 유독 이 경쟁이 심해진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하지만 작년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소형 운용사들이 많이 생겼는데요. 여기서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배정받기 위해 다소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겁니다.
예전에는 운용사의 운용 규모와 능력 등을 고려했는데 지금은 제도가 수요예측의 가격 80% 내에서 결정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오히려 시장 가격과 멀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발행사가 반대해 주관사가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증권사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채권 발행 등으로 계속 봤으면 하는 고객인 셈이니 그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겠죠.


(앵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공모주 종목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기자) 네. 일단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업은 한 번 더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상장 주관사나 발행사 등의 입장에서는 공모가를 최대한 높게 잡으려는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모가가 좀 부풀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또 상장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도 살펴봐야 합니다. 주관 증권사의 과거 상장 내역을 살펴보고 공모가를 지나치게 낮게 혹은 너무 높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었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청약을 받은게 아니라면 현재 공모가 아래에서 움직이는 종목들을 눈여겨 봤다 향후 성장세가 예상된다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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