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트럼프 없이도 세계화는 갈 길 간다"
英언론 "트럼프 없이도 세계화는 갈 길 간다"
  • 오세진 기자
  • 승인 2017.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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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FT, 아시아 순방 나선 트럼프 대통령 특집 기사로 비판
아시아 순방중 중국과 '경제 전쟁' 벌일 것
"트럼프 세계화 외면해 결실 거두지 못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산 공군 기지를 통해 방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비행기에서 내려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산 공군 기지를 통해 방한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AP]

[팍스경제TV 오세진 기자]

"트럼프 없이도 세계화는 갈 길을 간다(Globalisation marches on without Trump)."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한 특집 기사 제목이다. 12일 간의 아시아 순방 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한 기사다. FT는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시작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등 세계화를 외면하는 행보로 결실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TPP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 적극적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양자간 무역협정에 소극적이라고 근거를 댔다.

FT는 '중국과의 경제전쟁'은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의 힘을 견제할 방법을 찾아야 이길 수 있단 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과 배경이 유사하다고 풀이했다.

백악관 보좌진은 중국을 '포식성 경제 라이벌(a predatory economic rival)'로 간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기자들에게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가 지나치게 크다. 너무 크고 너무 나빠서 그 숫자를 말하기가 당혹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올 1~9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740억 달러(약 305조원)에 달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중 무역적자는 3470억 달러(약 388조 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 등 8개국이 TPP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13~14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는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16개국 정상이 RECP를 통한 관세 인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CEP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중·일 등 동아시아 3개국, 호주ㆍ뉴질랜드ㆍ인도 등 총 16개국이 관세장벽 철폐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FTA다. 

RCEP는 2012년 11월 정식 협상이 시작됐다. 당초 2015년 말까지 최종 협정을 마련하려 했으나 TPP의 부상과 함께 일정이 늦춰졌다. 그러나 미국이 TPP를 폐기하면서 TPP 회원국이었던 페루와 칠레가 RCEP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일본도 RCEP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RCEP 회원국들은 전 세계 인구의 45%와 교역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을 탈퇴하면서도 아무런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양자간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일본과 베트남 등 상대방 국가들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가 사용하던 ‘아시아․태평양’이라는 표현 대신 ‘인도ㆍ태평양’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이 지역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국가들과의 기존 조약에서 탈퇴를 했다는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취임 3일 만에 TPP 탈퇴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지난 2005년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 간 무역장벽 철폐를 목표로 출범한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력체제(TPSEP)을 모태로 한 것이다. TPSEP는 2008년 미국이 가입을 하면서 TPP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TPP는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피벗 투 아시아’ 전략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TPP를 채택하면서 미국 주도의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게 된다. TPP는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베트남, 페루, 호주로 범위를 넓힌 데 이어 2011년 멕시코와 캐나다, 2013년 4월 일본 총 12개국으로 세를 넓혔다. TPP가 발효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당시 대다수의 회원국들은 TPP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TPP 탈퇴 선언 직후 아베 총리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TPP의 전략적, 경제적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자 한다. 여러 해 동안의 협상 끝에 탄생한 TPP는 미래 무역 협상의 모델이 될 것이다. TPP는 21세기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토 스리 무스타파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장관은 “TPP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는 기회를 잃게 된다. 여러 연구기관들이 말레이시아를 TPP의 분명한 승자로 꼽았다. TPP가 실패한다면 우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경제 통합을 제고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치오보 호주 무역장관은 “호주와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 회원국들은 TPP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TPP가 유지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제외한 TPP 추진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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