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자구안•노사확약서 제출 시한 연기…법정관리 수순 밟나
STX, 자구안•노사확약서 제출 시한 연기…법정관리 수순 밟나
  • 정새미 기자
  • 승인 2018.0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정부•채권단, STX 조선 자구안 제출 시한 연장
협의 ‘난항’…제출 마감 시한, 자정으로 연기
희망퇴직 104명•아웃소싱 40명…자구안 마련 무산
오늘 오전, 노조•산은 면담…여전한 ‘평행선’
STX 조선, 9개월만 다시 법정관리 위기
사측, 법정관리 돌입 전 정리해고 불가피 입장
정부•채권단, “원칙 고수” 입장
산은, 합의 불발 시 STX에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불가”
정부, 부실기업에 강경 입장 고수
STX 본사‧협력업체…총 만 명 규모
줄도산 우려…전문가, “보완책 마련 시급”

[팍스경제TV 정새미 기자]

(앵커) STX 조선해양의 자구안•확약서 제출 ‘데드라인’이 연장됐습니다. 마지막까지 노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정부와 채권단이 마감시한을 오늘 오후 5시에서 자정까지로 연기한 건데요. 지금까지의 상황 정새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앵커) 정 기자, 노사 간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마감시간까지 연기하며 노사간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의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네, STX 조선의 운명의 시간이 일곱 시간 정도 연기됐습니다. 

원래 오늘 오후 5시가 정부와 채권단이 STX조선에 요구한 자구안 제출 최종 마감 시간이었습니다. 
STX조선 노사는 이 시한까지 자구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를 산은에 제출했어야 하는데요. 

협의가 어려워지자, 정부와 채권단은 제출 마감 시한을 오후 5시에서 자정으로 연장했습니다. 

지난 달 8일, 정부와 채권단이 STX조선에 인건비 40% 감축 등의 자구안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에 사측은 생산직 직원 690명 중 약 5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생산직 대상 신청을 받아왔는데요. 

STX 조선 자구안 제출 시한이 연장됐다.

하지만 희망퇴직 104명•아웃소싱 40명으로 총 144명이 신청하며, 자구안 마련이 무산된 겁니다.

그 동안 사측은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반면 노조는 인력감축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에서 물러서지 않은 겁니다.  

희망퇴직·아웃소싱에 응하지 않은 노조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엔 산은관계자와 노조와의 만남이 예정되며 막판 합의 가능성도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린 겁니다.

노사간 입장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정광 / STX 노동조합 대책집행위원장 
“지금 현재 노사가 자율로 교섭할 수 있는 통로는 다 막혔습니다. 산업은행의 STX조선 청산안에 맞서 당장 이번 주 수요일부터 상경해서 산업은행 쪽에 노동조합의 의지를 관철할 것을 요구하는 투쟁을 산업은행 앞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공두평 / STX 총무보안팀 팀장
실무협상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놓고 있고요. 전향적으로 노조가 만약에 입장을 바꾼다면 회사는 언제든지 노조와 같이 (회사를) 함께 살리는 데 같이 힘을 합치겠다고 이야기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오늘 자정까지, 합의안을 내놓지 않으면 STX 조선은 9개월 만에 다시 법정관리의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STX조선은 경영난으로 2013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았는데요. 
2016년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해 지난 해 7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시한을 연장하면서까지 협의의 창구를 열어놨지만, 법정관리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STX,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STX를 두고 사측과 노조, 산은과 정부 모두 강경한 입장이라 협의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우선 STX 조선 측은 법정관리에 돌입한다면,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장윤근 대표는 8일, 노조에 마감시한을 넘길 경우 현재 수준의 퇴직위로금이 보장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STX조선 및 채권단 대표이자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역시 원칙 고수 입장입니다. 

산은은 합의 불발 시 앞으로 선수금환급보증인 RG를 발급해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RG는 조선회사가 도산해 배를 건조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약속하는 보증서입니다. 

조선사들은 RG가 없으면 선주와 계약을 맺을 수 없는데요. 
산은이 RG를 발급하지 않으면 STX는 수주 영업이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정부의 입장도 단호합니다. 
최근 정부는 부실기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펼쳐왔는데요. 

지난 달 법정관리 신청이 이뤄진 성동조선이나 노사 합의로 해외 매각을 확정한 금호타이어와 같은 맥락입니다. 
경제 문제에 정치 논리의 개입은 없다는 입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STX는 국가기간산업이잖아요. STX가 법정관리로 가닥이 잡힐 경우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청산이 결정되면 STX 조선의 사무직을 포함해 1400여 명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에 협력업체의 인원까지 포함하면 총 만 명 규모로 추정되는데요.

때문에 ‘줄도산’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명식’ 지원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조선산업, 이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산업은행이 개입해 돈을 대줘서 연명을 시키는 게 과연 성동조선이나 STX가 나중에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 이런 생각도 한편 해봐야 합니다. 차악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산업은행이 성동하고 STX에 대해 이야기하는 원칙적인 입장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겠군요. 정새미 기자였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