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 일부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전면 폐지에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12월 중 입장이 나올 전망이다.
공정위는 12일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 논의결과 중간보고'를 통해 그간 TF의 추진배경과 논의결과 등 5개 개선과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TF에서는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등 유통3법에 대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다만 하도급법과 표시광고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TF는 공정거래법의 경우 쟁점이 많아 내달 추가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속고발권은 공정위 소관 법률 위반에 대해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고 검찰이 공소하는 막강한 권한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고발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기업 봐주기 등의 지적이 이어졌고, 폐지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전속고발권 폐지 공약을 내걸었고 김상조 위원장도 폐지 필요성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TF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등으로 문제가 된 표시광고법과 하도급법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특히 표시광고법은 경제분석이 필요없는데다 적용 범위가 넓어 전면 폐지시 고소·고발이 난무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가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기업의 대외 홍보활동이 적용 대상이라고 보면, 전단지 뿌리는 행위 등 모든 행위가 적용대상이 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고소고발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내달 중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담합과 보복조치 등을 포함해 쟁점이 가장 많은 공정거래법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는 의견 도출조차 되지 않았다.
특히 공정거래법은 경제분석 등이 필요한 만큼 폐지에 조심스런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 공정거래법의 전속고발권을 어떻게 할 것이냐였는데, 실망스럽게도 여기에 대해서는 결론을 못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형벌 조항이 너무 많다. 전속고발권을 그냥 폐지해버리면 거의 모든 경제거래 행위가 고소나 고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형벌조항을 정리하면서 금전적 처벌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담합에 대해선 "담합 조사는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의 역할이 크다"며 "검찰이 별도로 인지해 수사를 들어가 리니언시 업체까지 기소하면 리니언시 기업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밖에 공정위의 무혐의 결정 등에 불복할 경우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불공정 행위 중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이 모아졌다.
TF는 공정거래법 뿐만 아니라 하도급법과 유통3법에 대해서도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함께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지자체와의 조사권 분담은 가맹분야에서 우선 추진하고,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 상한과 정액과징금을 2배 올려 법 위반 억지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담합이 적발된 경우 관련 매출액의 10%에서 20%로, 불공정행위는 2%에서 4%로 높아진다.
하도급법 등에만 일부 도입돼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경우는 공정거래법과 유통업법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피해액의 3배 이내에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제도다. TF는 배상한도를 3배에서 10배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공정위는 이번 5개 과제에 대해 TF에서 도출된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입장을 정리하고 국회 법안 논의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어 내년 1월까지 나머지 6개 개선과제를 논의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