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정상화 발표 앞두고 비정규 노조와 갈등
한국GM, 정상화 발표 앞두고 비정규 노조와 갈등
  • 도혜민 기자
  • 승인 2018.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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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경영정상화 기자회견 현장에서 돌연 취소
"예기치 못한 비정규직 노조 집회...안전 문제로 기자회견 취소"
비정규직 노조 "발표한다던 정상화 방안이 떳떳하지 못 했던 것 아니냐"

 

[팍스경제TV 도혜민 기자]

(앵커)
한국GM은 오늘(1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흑자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는데요. 비정규직 노조의 기습시위를 이유로, 기자간담회를 돌연 취소했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도혜민 기자, 먼저 오늘 한국GM이 마련했던 기자간담회는 어떤 자리였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 우리 정부와 GM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안을 마무리 지은 한국GM은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기자간담회에선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해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설명할 예정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한국GM이 ‘경영 정상화 방안 통해 2019년 흑자 전환’이란 제목의 짧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전 공개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SUV와 CUV 신차 총 28억 달러 투자, ‘쉐보레 컴백 캠페인’을 중심으로 고객 신뢰 회복 및 내수 판매 강화 등 그 내용이 다소 모호했기 때문에 오늘 기자간담회에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한국지엠 부평 본사엔 수십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기자간담회가 돌연 취소됐다고요? 시작은 했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자간담회는 시작도 하지 못 하고 취소됐습니다. 기자간담회는 오늘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예정돼 있었는데요. 

기자간담회 시작을 20여 분 앞두고 금속노조 인천지부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소속 노조원 10여 명이 기습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기자간담회를 방해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면서 “공장 내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 가져달라” “비정규직 해결 없이 정상화는 기만이다” “부실경영 불법파견 카허 카젬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기자간담회를 앞둔 노조 측의 약식 집회로 여겨졌는데요.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약 5분 정도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끝까지 지켜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현장 분위기는 급속도로 어수선해졌습니다.

한국지엠 관계자들은 노조 측에 “나가달라”며 퇴장을 요구했고 노조 측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사측과 노조 측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양측 모두 한걸음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노사간 대치가 약 30분간 이어졌습니다.

대치가 계속 되자 한국지엠 관계자가 나와 노조 참석 여부를 기자들에게 물어보자고 제안했는데, 노조 측에서 ‘사측이 정할 일’이라고 말하자 한국지엠이 이 제안을 거두는 일도 있었습니다.

결국 기자간담회 시작 시간 20분을 넘긴 오전 10시 20분경 한국지엠 홍보팀 관계자가 나와 "예기치 못한 집회에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기자회견을 취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현장 영상 직접 보시겠습니다.

[박해호 / 한국GM 홍보팀 부장]
(안전 문제로) 이 자리에서 강행하긴 어렵게 됐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른 대안이 있을 시 저희가 신속히 기자회견 자리를 다시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하고 양해 말씀 거듭 부탁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앵커) 
한국지엠 측은 기자회견 자리를 신속하게 다시 만든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향후 일정은 나왔습니까?

(기자) 
네, 기자간담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현장에 모인 취재진들이 향후 일정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는데요. 한국지엠 측은 다시 안내하겠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다만 한국지엠 홍보팀 관계자는 오늘 참석하기로 했던 배리 앵글 사장의 해외 일정이 확인되지 않아 현재로선 "무기한 연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제가 오후에 한 번 더 확인을 해봤는데요. 한국지엠 측은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며, 아직까지 조율된 게 없고 내부에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기자간담회가 돌연 취소된 데 대해 비정규직 노조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비정규직 노조 측은 먼저 “회사가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있으면 여러가지를 회피하는 형태로 나온다”고 사측을 비판하면서 노조가 책임질 건 책임진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사측이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다던 정상화 방안이 떳떳하지 못 했던 것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황호인 /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저희들이 책임질 건 책임지겠지만 사용자 측이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 떳떳하다고 얘기한다면 저희들이 (기자회견을) 참관하는 데 대해서 부정적으로 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정상화 방안이 뭔가 숨기는 게 있다든가, 부실에 대한 책임을 면피하려고 하는 정도의 기자회견이었다고 한다면 이런 사태가 당연히 나왔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한국GM이 경영정상화 궤도에 오르기까진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혜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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