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가이드라인 2년만에 번복
삼성물산 합병 가이드라인 2년만에 번복
  • 오진석
  • 승인 2017.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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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박주근 대표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판단을 2년만에 뒤집었습니다.

순환출자에 대한 입장을 강화에서 형성으로 바꾼 것인데요,

삼성그룹은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관련 내용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앵커)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21일 브리핑 내용을 먼저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난 21일 이었죠. 공정위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최근 전원회의를 통해 일부 오류를 수정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에 대해 공정위가 내용적 완결성은 물론 정당성도 지키지 못했던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허리를 숙였습니다.

 개정 공정거래법 제9조2항을 둘러싼 이견이 발단이다. 공정거래법 9조2항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계열출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기존 순환출자 고리는 인정하지만 추가적인 계열출자는 금지하고 있는것인데요. 다만 합병에 의한 경우는 곧바로 순환출자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유예 또는 적용제외 사유에 해당합니다

 법 개정 이후 삼성그룹이 첫 적용대상이 된 것으로 볼수 있고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삼성SDI는 두 회사에 각각 404만주와 500만주 즉 904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합병으로 인해 신규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904만주를 모두 처부해야 하고 기존 순환출자의 강화로 보면 500만주만 처리하고 404만주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당시 2015년 12월 24일에 공정위는 순환출자가 강화된 것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500만주만 처분하고 404만주는 남겨두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2년이 지난 지난 주 공정위는 이 판단이 문제가 있다고 고백하고 수정할 것을 공표한 것인데요.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늦어도 내년 9월까지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20일 종가기준 5천276억원어치)를 매각해야 합니다.

 

 (앵커) 공정위의 이같은 입장 번복이 삼성을 특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인 것 같다. 첫 번째는 공정위 스스로에 대한 신회회복 즉 삼성에 대한 신뢰 보호 문제와 판단을 바로잡음으로써 공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법익을 비교 한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현재 진행 중인 이 부회장의 재판 및 로비관련한 의혹에 대한 사전 정리도 한 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결론적으로 향후 공정위에서는 순환출자 해소에 대한 강의 의지를 이번 번복을 통해서 보여 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올 수 있겠는가?
 
사실 이미 합병 이후 통합물산에 대한 지배력은 오너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등 충분한 상태라 처분주식수가 늘고 줄어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삼성물산의 지분 현황은 이재용 부회장 17.08%, 이부진, 이서현 사장이 각각 5.47%, 이건희 회장이 2.84% 등 삼성SDI 2.11%를 제외하더라도 36.97%의 우호지분이 있어 지배구조 전체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내년 9월까지 404만주의 매각결정으로 인해 삼성SDI 및 삼성물산 등의 주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또한, 이번 이슈와 맞물려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봅니다.

 

 (앵커) 삼성 그룹외에 공정위가 들여다 보고있는 대기업은 또 어디에 있는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몇 차례 언급했듯이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몇몇 그룹들에 대해 압박 강도가 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특정해서 언급하기도 했고 실제 올 한해도안 지배구조에 대한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고요. 

 현재,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면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승계를 어떻게 할 지가 관건입니다.

 이 외에 롯데그룹은 지난 주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로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LG, CJ등도 바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문재인정부 출범 반년, 김상조의 공정위의 재벌 개혁 행보가 방향성, 업적면에서 몇 점을 주시겠는가 그 이유는? 

 점수로 굳이 매기자면 60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기대했던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경영인과의 첫 만남에서 “재벌개혁을 몰아치기식으로 하지 않겠다. 기업 스스로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발적인 노력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지난달 초에도 5대 그룹 전문경영인을 만나 “칼춤 추듯 기업개혁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 “1차 데드라인은 12월 말”이라고 재차 독촉했습니다. 며칠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대저택(재벌)을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리노베이션(개·보수)할 것”이라며 “혁명이 아닌 진화하는 방식으로 공정경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기업들은 여전히 답안지를 내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재벌개혁의 핵심은 적은 지분으로 수십개의 계열사를 장악하면서 편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총수 일가의 배만 불리는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바꾸는 일입니다. 

 3세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끝나지 않은 삼성이나 현대차로선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의 의도대로 기업들이 알아서 숙제를 해준다면 굳이 칼춤을 출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실은 말로만 개혁되지 않을 것이며 스스로 개혁은 더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경제의 체질과 기초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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