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이주열 '환율 1000원' 마지노선 앞 한목소리
김동연-이주열 '환율 1000원' 마지노선 앞 한목소리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8.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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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요즘 환율이 급락하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 안팎에 심상치 않은 복병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런 와중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만났습니다. 어떤 얘기들을 나눴을까요.

관련해서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경제부총리와 한은총재가 4개월여 만에 만났다고요.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였죠.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가 전격 조찬 회동을 했습니다. 지난해 8월말에 국회에서 저녁 번개를 한 이후에 4개월여 만입니다.

요즘 우리 경제에서 주목되는 건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너무 떨어지면서, 그러니까 원화 가치가 너무 갑자기 높아지고 있는 건데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런 거시경제 파트를 다루는 투톱이라고 할 수 있죠.

역시나 둘은 환율 얘기를 했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1060원 초반대까지 떨어진 환율을 두고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매일 환율 동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급으로 결정되는 것을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기재부와 한은이 적극 대처한다는 원칙이 있다”고도 했고요. 김동연 부총리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두 인사가 2시간 가까이 만났다면서요.

김정남 기자) 네 그것도 참 이례적이죠. 원래 예정은 1시간이었거든요. 보통 조찬 모임하면 1시간을 잘 안 넘기지 않습니까. 특히나 두 분은 기관장이다보니 일정이 빡빡했을 텐데, 1시간45분이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둘 얘기가 “솔직하게 폭넓게 얘기했다”고 했는데요.

두 인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업무로 만난 이후 유독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김 부총리는 2008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재정경제비서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한은 부총재보이던 이 총재와 금융위기에 대응했고요.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지난해 6월 김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네 번이나 만났는데, 이건 과거를 돌아봐도 이례적입니다. 거시경제 투톱이 자주 만나서 현안을 논의하는 건 그리 나쁠 건 없어 보입니다.

앵커) 보통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 사이가 이렇게 화기애애(?)한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김정남 기자) 사실 과거 두 기관장이 만날 때마다 뒷말이 적지 않았습니다. 주로 정부에서 보조를 맞춰 달라며 통화정책 측면에서 한은의 독립성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주열 총재가 최경환 전 부총리와 만났을 때도 그런 시각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김동연 부총리 취임 이후로는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한은은 경기가 좋은 만큼 기준금리를 올릴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 정부 쪽도 부동산과 가계부채 측면에서 인상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고요.

이번 역시 마찬가지죠. 통화정책에 대한 현안이 없는 상황에서 만난 것이기 때문에 압박성 만남은 아니고요. 두 기관장 사이에서도 특별한 의견차는 없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네 앞서 환율 얘기했었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볼까요. 요즘 환율이 아무 많이 내리고 있죠.

김정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많이 내리면, 과거처럼 영향이 크진 않지만 어쨌든 수출에 악재가 불가피합니다.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질테니까요. 

환율이 내리면 상대적으로 내수기업은 우호적이라는 점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수출 주도형 경제이고, 최근 경기 확장세도 수출이 주도한 건 누구나 다 알지 않습니까.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가 우려된다고 언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각 경제주체가 받는 영향은 각자 다르겠지만, 이 정도로 빨리 변동하면 악영향이 더 클 것 같다는 거죠.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140원대였던 환율이 어느덧 1060원대까지 내렸으니,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죠.

앵커) 환율이 이렇게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외국인 국내투자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 같이 짚어주시죠.

김정남 기자) 원달러 환율은 크게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내 수급 상황이 결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일단 전세계적으로 요즘 위험자산 선호가 너무 강한 걸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이를 이끌고 있는데요. 지난밤에도 뉴욕 증시는 또다시 무서울 정도로 상승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도 배럴당 70달러선을 넘보고 있습니다. 요즘 셰일오일 때문에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아주 많은데요. 그럼에도 70달러를 넘보고 있는 겁니다. 달러화 약세 기조까지 맞물려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위험 통화인 원화 가치가 오르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환율이 내려간다는 건 달러화를 팔고자 하는 사람은 많고, 원화를 사고자 하는 사람은 많다는 겁니다. 

요즈 우리 경제가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국내 증시로 투자자금이 밀려들어오고 있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서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는 이른바 ‘셀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원화를 사고자하니 당연히 원화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죠.

수출업체들이 거래한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이른바 네고물량도 1060원 중후반대로 가면 적잖이 나온다고 하고요.

특히 전날 최고위당국자가 직접 나섰음에도 환율이 재차 급락한 것은,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의 힘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입니다. 일단 1050원 중반대까지는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정남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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