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국내서도 ‘터졌다’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국내서도 ‘터졌다’
  • 오진석 기자
  • 승인 2017.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앵커브리핑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문, 우리나라에도 불어닥쳤습니다.

이번 파문이 전해진건 14일 밤이었습니다. 

15일 0시를 기해 전국 3천 마리 이상 규모의 농가에서 생산되는 달걀 출하가 전격 중단됐습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들도 전국에서 판매를 중단했는데요.

조류인플루엔자로 공급이 달려 판매를 못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달걀 판매가 모두 중단된 것은 처음입니다.

달걀 자체의 유통은 멈췄지만  달걀로 만드는 수많은 식품의 유통은 앞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피해가 없길 바라야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살충제 달걀 사태.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시작은 유럽이었습니다.

지난 7월 20일 벨기에는 자국의 제약업체가 식용 가축용 살충제를 만들어 판매했다고 유럽연합에 보고 했습니다.

이어 세계 최대 달걀 수출국인 네덜란드에서, 바로 이 벨기에산 살충제를 1년 이상 썼다는 폭로가 나왔죠.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정부가 살충제 달걀의 오염 사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국가간 간 신경전도 벌어졌습니다.

영국에만 70만개의 오염된 달걀이 수입된 걸로 추산되고 있고요. 프랑스에선 지난 4월 이후 25만개,  덴마크에선 20톤 규모가 유통됐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달걀 식품 80개를 임의로 조사했더니 25%가 살충제가 검출이 됐습니다.

유럽연합 전체 회원국의 절반이 넘는 15개국을 포함해 모두 17개 나라에서 유통이 된 것이죠.

 

심지어 유럽에서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홍콩에서도 유통이 된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그 살충제가 바로 이번에 우리나라 농가에서 나온 피프로닐입니다.

피프로닐은 진드기나 이, 벼룩 등 해충을 퇴치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독성물질인데요.  

닭과 돼지 같은 식용 가축에겐 사용할 수 없고요, 인체에 쌓이면 콩팥과 간, 갑상샘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독일연방유해평가원에선 몸무게 65㎏ 성인이 하루에 오염된 달걀 7개를 초과해 먹으면 신체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몸무게 16킬로그램의 어린이가 하루에 1.7개 이상 먹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살충제 달걀을 먹고 피해를 입은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유럽의 살충제 사태를 보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서둘러 친환경 산란계 농가를 조사했는데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경기 광주시의 한 농가에서는  사용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닌 비펜트린이 검출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곳에서 모두 허용치를 넘어 검출이 되었는데  이 살충제를 닭에게 직접 살포하는 양계 농가의 관행때문에 문제가 되었단 지적입니다.

최근 앞선 수차례의 조류독감으로 어린 닭들의 수가 줄면서 이른바 노계가 많아 졌는데요. 양계농가에서 면역력이 약한 노계의 비율이 늘다보니

살충제를 뿌리게 된 것입니다. 또 살충제가 호흡기로 흡수되는 성분이 있어, 살충제를 뿌릴땐 닭을 모두 양계장에서 꺼낸 뒤에 뿌려야하는 지침이 있죠.

이를 지키기 않았다는 얘깁니다. 닭에게 흡수된 살충제 성분이,  달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때문에 정부는 산란계 3천마리 이상 농장의 달걀 출하 중단에 이어서 3일내에 달걀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마트나, 슈퍼, 편의점에서 달걀을 판매하지 않기로한 것은 바로 이 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만약 사용이 원천 금지된 피프로닐이 암암리에 쓰인 것으로 밝혀지면 파문은 더 커지게 됩니다. 닭을 사육하는 환경에 대한 지적은 AI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나오고 있는데요.

가로세로 25센티미터, 제가 들고 있는 이 a4용지 크기의 케이지 안에 갇혀서 알을 낳는 닭들의 위생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심지어 이번에 살충제가 나온 농가의 경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은곳입니다. 현재로서는 농약이 전혀 없는 농장이 아닌 몇몇 조건만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인증입니다.

인증은 인증대로 받고 살충제는 따로 뿌리면 우리의 식탁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이 되는 구조죠.

현재 정부가 최대한 피해를 막아보겠다. 사태를 진정시키겠다며 지자체와 식약처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