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돋보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소통'으로 파업 위기 넘길까
[CEO 돋보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소통'으로 파업 위기 넘길까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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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선 사장, 지난달 25일 노조 측에 먼저 만남 제안
2일 노사 교섭 재개…최 사장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창사 이래 첫 파업위기에 놓였던 삼성디스플레이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임금협상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노사가 교섭 재개에 나서면서다. 이는 지난달 25일 최주선 사장과 노조위원장 간 면담이 이뤄진 후 약 일주일여 만에 나타난 성과이기도 하다. 

최 사장의 제안을 계기로 노사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된 만큼, 그의 '소통'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편에서는 노사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위기가 쉬 가라않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최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주목되는 이유다.

 

◆ 삼성 계열사 중 첫 파업 위기…최주선 사장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달로 취임 6개월을 맞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노조와의 임금협상 결렬로, 사상 첫 파업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2월부터 작년 회사 실적을 근거로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 6.8%, 위험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회사와 임금교섭을 벌여왔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초 노사협의회를 거쳐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노조는 돌연 사측의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노조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 과반수의 지지를 얻고, 현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판정을 받으며 합법적인 파업권(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사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삼성 전자계열사 중에서는 최초로 노조와 단체협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지 약 7개월 여 만이었다.

이 때문에 실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단체협약 성과가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전자 계열사 중 '최초의 파업 사례'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될 전망이다. 

 

◆ '소통 리더십'으로 갈등 진화 나서…"위기 해소 쉽지 않을 것" 우려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 사장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카이스트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최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전략마케팅팀장, DS부문 미주총괄을 역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이후 그는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뒤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거쳐 올해 초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최 사장은 업무 시 엄격한 스타일이지만, 평소 정장 보다는 캐쥬얼을 선호할 정도로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다. 특히 회사 내부에서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거리낌없이 말을 건네는 등 격의 없는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최 사장은 이러한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위기 타개에 나섰다. 올해 초부터 커지기 시작한 노사 간 갈등의 불씨를 진화하고자 직접 나선 것이다. 최 사장은 지난달 25일 노조 측에 직접 만남을 제안했고, 김정란·이창완 공동위원장과 한 시간 가량 면담을 가졌다. 

당시 면담에서 노조 측은 회사가 그간 임금협상에서 제대로 된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임금협상을 위한 새로운 교섭안과 관련 근거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최 사장은 노조 측에 교섭 재개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도록 사측 대표단에 지시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은 결실로 나타났다. 노조가 지난 1일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이면서다. 이는 최 사장의 제안으로 노조와의 면담이 이뤄진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온 성과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사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리는 교섭인 데다, 협상 결렬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만큼 위기 타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문제의 본질은 '소통'"이라면서 "삼성 전자 계열사 중 유독 디스플레이가 성과급 등 처우 문제 때문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이 나오고 있고, 여기에 '노조 리스크'까지 겹친 상황이라 이번 위기가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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