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삼성디스플레이 '삼성그룹' 첫 파업…노조리스크 현실화
[비즈 이슈] 삼성디스플레이 '삼성그룹' 첫 파업…노조리스크 현실화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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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쟁의 돌입…'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1년여 만
노조 측 "임금인상률보다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가 문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다. 일단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시작한 제한적인 파업이지만, 점차 쟁의 수위를 높여간다는 게 노조 측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파업은 삼성 계열사 내 첫 파업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약 1년여 만에 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노조리스크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 창사 이래 첫 쟁의 돌입…'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1년여 만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노조는 21일 오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하고,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6명이 참여하는 제한적 형태의 선제 파업을 시작했다. 

이날 새벽부터는 아산2캠퍼스 식당 앞에서 천막농성도 시작했다. 다만 노조 측은 조합원 전체 총파업을 예고하진 않았고, 파업기간도 별도로 정해두지 않았다. 우선 현재 결렬 상태인 임금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이어간다는 게 노조 측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늘 공식적인 파업을 시작했다"며 "사측의 태도에 따라 점차 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 초부터 진행해온 임금협상에 대해 9일 사측에 최종 결렬을 통보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 호조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인상률 4.5% 외에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협상이 결렬된 후 쟁의활동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찬성률 91%로 쟁의 준비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 노조 측 "임금인상률보다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가 문제"

[사진: 삼성 제공]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의 본질이 '임금교섭'이 아니라 '회사의 노조 무시'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확한 경영지표 기반의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측이 시종일관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 노조 측은 올 초부터 사측과 임금교섭을 해오면서 지난 달 회사의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다.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도 이날 집회 후 파업 돌입 배경에 대해 "노조는 임금인상률 2.3%포인트 격차 때문에 이렇게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의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고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납득할 만한 임금인상률의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4.5% 인상률을 고집하고 있다"며 "협상의 여지라는 게 뚜렷한 이유나 지표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계속해서 '경영상 비밀'이라는 이유를 앞세워 (경영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파업) 기간 동안 사측의 태도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면, 우리 입장도 바뀔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까지는 회사 측의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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