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삼성디스플레이발 '노조 리스크'…전자업계 전체로 확산되나
[비즈 이슈] 삼성디스플레이발 '노조 리스크'…전자업계 전체로 확산되나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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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돌입
MZ세대 중심 목소리 분출…'불합리·불공정' 행태 지적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의 파업으로 전자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10년생)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집단행동이 자칫 '노조 리스크'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최근 전자업계 내에서 잇달아 사무직 노조가 설립되는 등 노조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업계 전반으로 '노조 리스크'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돌입

[사진: 각 사 제공]
[사진: 각 사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은 지난 21일 노조 간부 6명이 참여하는 제한적인 선제 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한 이후 처음이며, 삼성그룹 내 첫 파업 사례다. 

노조가 이번 선제 파업을 시작으로 쟁의행위 수위를 높여갈 예정인 가운데,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사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파업 장기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촉발된 '노조 리스크'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사무직 노조가 잇달아 설립되는 등 복수 노조 체제로의 전환 움직임이 활발하다. 

LG전자에서는 올해 2월 사무직 노조가 별도로 설립됐고, SK하이닉스는 1만5000여명 규모의 한국노총 산하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설립된 이후 2018년 1500여명 규모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가 추가로 출범했다. 

여기에 지난 14일에는 기술·사무직 노조원들 중 전문직(전문대 졸업 후 정규직 입사) 직원 50여명이 별도 ‘전문직 노조’도 설립했다. 전문직 노조는 그간 자신들이 타 직군 대비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고 주연봉 상한제가 적용된 탓에 근속년수와 관계없이 대졸 신입보다 낮은 연봉을 받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MZ세대 중심 목소리 분출…'불합리·불공정' 행태 지적

 

주요 기업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진 이유는 불공정·불합리한 행태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회사 구성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는 불합리함을 느끼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합당한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초부터 업계 전반에서 일었던 성과급 논란이 대표적이다. 

실제 3월 출범한 LG전자의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도 MZ세대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노조는 연봉 인상안에 불만족한다며 사측에 재협상을 요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업계 내에서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인상률 같은 부분에 대해 서로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연초에 일었던 성과급 논란 역시 과거 회사 명령에 순종했던 상사들과는 달리, 최근 입사한 신입 직원들은 자기 목소리를 확실히 내기 시작하면서 일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A업체 노조관계자는 "(우리는) 기존 양대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과는 다르게 성과급 인상만을 위해 결성된 것은 아니다"며 "불합리·불공정한 기존 사내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모였고, 또 '노조=파업'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오롯이 노조 결성의 목적을 투쟁을 위해서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이)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게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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