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재판, 또 재판”…사법리스크에 멍드는 삼성, ‘시계제로’ 빠지나
[비즈 이슈] “재판, 또 재판”…사법리스크에 멍드는 삼성, ‘시계제로’ 빠지나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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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삼성전자 등 4개사에 과징금 2349억원 부과
이재용 부회장 부재 ‘악재’…삼성, 시계제로 ‘우려’
총수 부재에 투자 결정 지연…8.15 특사나 가석방 기대

삼성전자가 사법리스크에 멍들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혹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사내 급식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소송전을 벌이게 됐다. 총수 부재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소송전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수년 간 이어지는 사법리스크로 삼성이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공정위, 삼성전자에 과징금 2349억원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4일 삼성전자 등 4개사에 대해 급식계열사인 웰스토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했다. 부당지원 혐의 관련 과징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이와 함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은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공정위는 미래전략실이 개입해 삼성이 주요 계열사 급식 일감을 이재용 부회장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부당하게 몰아줬다고 봤다. 

또 삼성웰스토리가 총수 일가의 핵심 캐시카우(자금조달창구) 역할을 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지난 2015년 3분기 삼성웰스토리 영업이익이 삼성물산 전체 이익의 75%를 차지한 것을 그 증거로 꼽았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다.

 

◆ 이재용 부회장 부재 ‘악재’…시계제로 ‘우려’

[사진: 삼성 제공]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태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급식 관련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서 삼성은 그야말로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게 됐다. 

삼성은 지난 2016년부터 거듭된 ‘사법 리스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타격을 입었다. 실제 이 부회장이 구속 중이던 2017년 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삼성전자 내 대형 투자가 ‘올 스톱’ 됐다. 

삼성전자의 대형 투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부품회사인 하만을 인수한 게 마지막이다. 현재 이 부회장 주도로 진행 중인 시스템 반도체 사업 133조원 투자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 총수 부재에 투자 결정 지연…삼성, 8.15 특사나 가석방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삼성 제공]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8.15 사면이나 가석방을 통해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는 가석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석방의 경우 기업 활동에 제약이 불가피한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실제 손경식 경총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은 올 초부터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 교류하고 과감한 투자를 결단할 수 있는 인물은 이 부회장”이라며 이 부회장을 사면해줄 것을 줄곧 건의해왔다.

이 밖에 최근 대구상의도 광주상의와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이 부회장 사면 서명 운동을 진행했고, 서명지가 도착하는 대로 이를 모아 정부 부처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업적 측면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은 총수만이 할 수 있지만, (삼성은) 거듭된 사법리스크로 제대로 된 투자조차 결정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한 달여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삼성 측에서 미국 반도체 투자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사면한 뒤 직접 발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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