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해킹 메일까지 사칭 유형 다양
기관 사칭 피해 신고 건수 지난해 73만 8000건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을 사칭한 스팸과 보이스피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사칭한 스팸과 보이스피싱 사례가 연이어 적발됐습니다. 다행히 기관과 고객사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관을 사칭한 스팸과 해킹 시도 등이 끊이질 않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 “공사는 이메일로 펀딩 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공사 사칭 주의를 당부하는 공고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공고문에는 “최근 공사명 및 직원명을 도용한 스팸 메일이 발송되고 있다”며 “공사는 이메일로 펀딩 등을 요청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공사 사칭 스팸 메일이 발송되고 있는 것을 안 것은 지난 5월 25일입니다. 해당 메일은 공사 사업과 관련 있는 사업체에 발송됐고, 메일을 받은 사업체가 이를 공사 측에 알리면서 ‘스팸 메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영문으로 발송된 해당 메일에는 한국석유공사의 영문 약자인 ‘KNOC’라고 쓰여 있고, 펀딩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석유공사가 1.5% 커미션도 제공한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습니다. 다행히 이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즉시 공사명 사칭 여부를 확인하고 사칭임이 확실해진 후 혹시 모를 피해 예방을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주의사항을 공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까지 파악된 건은 1건이며 피해는 없었기 때문에 경찰 수사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메일로 펀딩 등을 요청하는 일이 없고, 도메인도 ‘@knoc.co.kr’를 사용한다며 기관 사칭 스팸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또 메일의 사실 여부 확인은 공사에 직접 전화해 확인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제공=국회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
◆ 스팸·보이스피싱·해킹 메일까지 사칭 유형 다양
스팸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한국동서발전은 임직원 등에게 보이스피싱 주의 당부 문자와 보안 강화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사내 홈페이지에도 알림 공고를 올렸습니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동서발전의 직원(부장) 등으로 사칭해 협력사에 전화를 걸어 공사 계약 관련해 만남 등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협력회사에서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면서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선 정보 탈취용 해킹메일이 적발된 적도 있습니다. 2020년 4월 한수원의 채용공고를 위장한 정보 탈취용 해킹 메일이 국정원을 통해 적발됐습니다. 해당 사건은 당시 해커가 채용공고 PDF 파일을 베껴 HWP 파일로 제작한 뒤 악성코드를 심어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한 사례였습니다. 메일 수신자가 악성 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실행하면 PC 정보가 탈취되는 방식입니다.
타 기관을 사칭해 연락을 시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중부발전은 2019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 사칭, 2020년 12월 두 차례 걸친 국세청 사칭 스팸메일을 받은 바 있습니다. 분석 결과 PDF에 악성코드를 심어 실행 시 PC를 암호화시키거나, 첨부파일을 실행했을 때 금융권 인터넷 뱅킹 로그인 페이지로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방식 등입니다. 이 사례들은 모두 최근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이 조사한 공공기관 사칭·보이스피싱 적발·대응 현황 자료에 담겼습니다.
◆ 기관 사칭 피해 신고 건수 지난해 73만 8000건
금융기관·공공기관 등을 사칭한 스팸 의심 신고 건수는 지난해 특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8만6000건이던 기관 사칭 스팸 신고 건수는 지난해 73만8800여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은 기관 사칭 스팸 유형은 재난지원금 유형부터 소상공인 특별지원 등 정부 정책 발표와 관련된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대출상품 안내 등 시중은행을 사칭하는 수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말 경찰청도 검찰과 금감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한 ‘기관사칭형’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경찰청의 ‘2021년 기관사칭형 전화금융사기 월별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월별 피해 금액은 적게는 98억원에서, 많게는 195억원으로 연간 1500억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스팸과 보이스피싱은 범죄 추적이 어려운 만큼 피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3월에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스팸 유통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로 유입되는 국외발 스팸은 중국이 73.6%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3.9%, 브라질 2.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사기관과 공공기관 등은 전화 메일 등으로 금융·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사기 예방을 위해 의심이 가는 연락이 왔을 땐 먼저 연락을 차단하고 해당 기관의 대표번호 등을 통해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