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한국석유공사, 비상경영에도 광고비 지출 ‘펑펑’
[출연] 한국석유공사, 비상경영에도 광고비 지출 ‘펑펑’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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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부채는 538조원에 이르렀습니다. 역대 최대치입니다. 윤석열 정부도 이 같은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 경영 등을 지적하며 대대적인 경영쇄신을 주문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수년간 30억원의 규모 금액을 광고비로 지출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배석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배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경영난 속에서도 거액의 홍보비를 지출해 왔다고요. 

한국석유공사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자료출처=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실]

[기자]
네 화면을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실에서 받은 한국석유공사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입니다. 공사의 경영목표와 투자방향, 재무관리계획 등을 담고 있는데요. 

6페이지를 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작성된 공사의 자산·부채에 대한 내용입니다. 2017년에는 부채가 17조원이었다가 지난해에는 20조원까지 늘어난 상황입니다. 현재 공사의 재무상태는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데요. 이 계획안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추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이 돼 있습니다. 사실상 공사가 자구 노력만 갖고는 현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석유공사의 광고비 집행현황

공사의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도 꾸준히 예산을 집행해 온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광고비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한국석유공사가 매년 공표하고 있는 광고비 집행현황 게시판입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게시돼 있는데, 그간 얼마를 집행했는지 살펴봤더니 8년 동안 무려 31억 정도의 홍보비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30억원이란 금액이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닌데, 자산매각에 직원 임금도 삭감했던 석유공사의 광고비는 그대로였나요?

[기자] 
물론 줄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2014년에는 광고비에 집행한 금액이 대략 11억원 정도 였습니다. 이후 2016년 들어서 2500만원까지 예산이 대폭 줄었다가 2018년에 다시 2억7000만까지 올라왔고, 지난해까지 약 3억원 수준으로 현재 집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다시 광고비 집행을 늘리던 시점은 공사가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던 때와 맞물립니다. 공사는 2019년 3월,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재무구조개선, 인력구조조정, 비용절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2019년 3월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며 강력한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앵커]
비상경영계획을 선포했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석유공사가 광고비를 다시 늘린 배경은 뭔가요?

[기자] 
과거 홍보 예산을 줄였던 것은 당시 경상경비까지 대폭 줄이는 경영 방침이 있었다고 석유공사 관계자는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홍보비를 다시 늘린 이유는 석유공사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겨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는데요. 관계자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A 부장/한국석유공사 기획예산처 홍보팀
“저희는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훨씬 많은 홍보비를 썼고요. 공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좀 벗자. 홍보를 좀 해서라도 좀 벗자하는 그런 경영방침이 있었기 때문에 한 거죠.”

[앵커]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홍보를 강화했다는 건데 그럼 어디에 광고를 한 겁니까?

[기자]
석유공사가 8년간 사용한 광고비는 대략 30억원 정도 입니다. 내용을 살펴봤더니 이중 29억원 정도가 신문 광고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금액은 방송광고와 기타 학회 광고비로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확인을 위해서 공사 측의 질의를 했었는데, 정보공개청구를 하거나 공문을 통해서 요구하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아시다피시 부채를 20조원을 안고 있는 비상경영상황입니다. 자산매각에 임직원의 성과급 반납까지 권고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광고비를 꾸준히 편성하고 증액한 부분에 대해선 공사 관계자는 이정도 금액은 큰 금액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더 많았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신문 광고가 90% 이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방송 광고를 할 예산이 부족했기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한국석유공사의 설립 목적이 무엇인지 한번 살펴봤습니다.
“석유자원을 개발하고 석유 비축 등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서 석유수급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한국석유공사는 10여년간 경영평가에서 하위 등급은 C,D 등급만 받고 있는 공기업입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국민의 혈세까지 투입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미지 쇄신을 위한 광고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배석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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